익명의 사람들에게 내 생각이 읽히다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에 작성한 글이 익명의 사람들에게 노출된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음에도

'라이킷'이라는 기능은 괜한 두려움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왠지 저의 모든 것이 들추어지는 기분이었죠.

내 안의 생각과 감정을 끄집어낸다는 것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저 일기로 끄적이던 글과 달리,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것에 겁이 났습니다.

제 글이 '범죄'를 다루고 있기에 더 그러했습니다.

'어떤 범죄자가 이 글에 불쾌감을 느끼고 나에 대해 파헤치면 어떡하지?'라는 막연한 두려움.

하지만, 이미 많은 수형자들을 겪어봤기에 그것이 전혀 엉뚱한 상상만은 아니라는 경험적 불안.

그 사이에서 멈칫거리며 키보드에 올려진 제 손은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궁극적인 제 목표를 생각했습니다.

'출판'이 그것이었지요.

사람들에게 보이는 글을 쓰기로 한 이상 용기를 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한 두 편의 글을 다시 게시한 저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삭제'에 대한 욕구를 눌렀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생겨난 구독자와 소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글쓰기' 하나만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이들은 사회적 대화를 해야 하는 주변 사람들과 달랐습니다.

진심으로 좋았습니다.

긴 말하지 않아도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듯했습니다.

이제는 '라이킷'의 알림 소리가 반가워졌습니다.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에 아주 신선한 자극이 찾아와 주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브런치스토리와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