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출간 후 3주

by 엘엘리온

책 한 권 낸다고 변하는 것은 없다고 했다.

범죄자를 소재로 한 만큼 비난받을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내 생각과 느낌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고 고민하는 나에게, '생각보다 책 읽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 고민 안 해도 돼요'라는 위로 아닌 위로에 용기를 얻어 홍보활동에 나서보기도 한다.


뭇사람들의 말처럼 책 한 권 낸 나는 여전히 일상을 살아간다.

아침을 알리는 알람소리에 전날의 피로가 덜 가신 몸을 일으키고, 기계적으로 씻고, 대충의 화장을 하고,

주어진 업무를 하면서 사람들과 부대끼고, 아들이 뛰는 축구 경기장에서 목소리 높여 응원을 하고,

딸이 보내는 구매링크에 따라 화장품 등을 구매해 주고, 주일이면 교회에 가 예배를 드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변화가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기만 하던 '작가님'이라는 호칭이 조금은 몸에 맞아지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책과 관련된 디엠을 받고, 인터뷰 질문지에 답변을 준비하면서 '나'라는 사람을 새로이 자각하고,

책과 관련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글'을 통해 나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조용하고 신중한 성격'의 나를 짐작하기에 그렇게 행동하려고 한다.

아니, 저절로 그렇게 행동하게 된다.

까불지 않고, 수다스럽지 않게, 말의 속도는 조금 느리게, 말하는 쪽보다는 듣는 쪽을 택하며...

그렇게 요즘의 나는 다른 캐릭터를 살아보는 경험을 하고 있다.

때로는 설레고, 때로는 두려운 마음으로...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7378083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52101383


keyword
이전 10화미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