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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스 Mar 27. 2024

거침없이 쓰기

<힘 있는 글쓰기> 독후감상문

Free Writing(자유롭게 글쓰기) 기법을 발전시켜 학계의 지지를 받아온 Peter Elbow(피터 엘보)의 저서다. <힘 있는 글쓰기>는 초판부터 지금까지 오래도록 사랑을 받아온 글쓰기 분야의 스테디셀러다. 초급자부터 숙련자까지 어우르는 글쓰기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서 글쓰기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실용서다.




독자

 글쓰기의 기본 전제는 타인과의 소통이다. 미천한 글일지라도 읽어주는 한 명의 독자가 있다면 살아 숨 쉬는 글이 된다. 어쩌면 우리는 글을 쓰는 능력보다 그것이 하찮다고 느끼는 편협된 사고에 묶여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부끄러워서 또는 별 볼일 없는 글이라는 이유로  꽁꽁 감춰둔 글은 죽어있는 글이나 다름없다. 독자의 성원을 최대한 오래 활용해야 한다. 물론, 위험한 독자도 존재한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상처럼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피할 수 없다. 만약 위험한 독자로 인해 글쓰기에 방해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독자를 의식하지 않고 글을 써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글쓰기의 최종 목표는 독자가 꼭 필요하지 않은 고지에 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쓰기

 글의 첫 문장을 시작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생각에 귀를 기울이고 처음 떠오르는 생각을 가벼운 마음으로 적어 본다. 주제가 명확하지 않을 때에도 그저 생각을 글로 적어두는 것이다. 첫 문장을 쓰기 시작했다면 그다음은 보다 쉬우리라. 글이 막힐 때마다 써 내려간 글을 훑어보면 나도 몰랐던 나의 관점에 뛰어들게 될 것이다. 


  평소에 하찮고 쓸데없는 질문을 하는 것은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질문에 답하면서 그것을 최대한 구체적인 글로 작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질문하는 습관과 그에 대한 답을 추려내는 것은 글쓰기의 마중물과 같다.


 꼭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글을 써야 한다는 고집도 버려야 한다. 하루 중 아무 때나 틈틈이 격의 없는 메모를 적어둔다. 항해의 출발점은 멈추지 않는 자유로운 쓰기다. 정제된 글 하나보다 정돈되지 않은 여러 개의 글이 더 좋다. 결국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이 써봐야 한다. 



퇴고

 숙련된 작가들은 글쓰기에서 어려운 것 중 하나가 퇴고라지만 눈부신 퇴고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법이다. 그만큼 퇴고에는 지혜와 성숙함이 필요하다.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글을 쓰는 중간중간에 하는 때 이른 퇴고다. 모든 퇴고와 비판은 뒤로 미뤄 두고 글을 쓰는 것에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이디어를 펼치기 전에 실수를 고치다 보면 주의가 분산되고 자신감이 하락하여 좋은 글을 쓰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글에 숨결을 불어넣어야 한다. 불필요한 말들과 반복되는 이야기로 축축 처지고 질질 끌린다면 도끼로 나무를 베듯이 시원하게 끊어내야 한다. 정확성과 힘을 가진 글로 정돈하라. 정확성과 힘을 가진 글은 그만의 생명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독서

 글쓰기라고 하면 소위 '작가'들만 하는 작업이라고 간주하기 쉽다. 그러나 생각보다 글쓰기는 우리 일상에 밀접해 있으며 어쩌면 매일 하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스마트폰 메신저로 매일 주고받는 대화, 사랑하는 연인에게 쓰는 러브레터, 다이어리에 쓰는 일기, sns 게시글, 업무 보고서, 리워드를 받기 위한 상품평 등이 그렇다. 글을 잘 쓰면 의사소통 능력도 향상되고 더불어 보다 좋은 대인 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 또한 매일 써야 하는 업무 보고서 등에 들어가는 시간을 소폭 절약할 수도 있다. 


  독서 인구는 점점 줄어들어 1년에 1권도 읽지 않은 비독서가가 많은 반면 베스트셀러에 빠짐없이 포함되어 있는 분야가 바로 글쓰기이며 신간 서적에도 글쓰기 책들은 빼곡하다. 이것은 인공 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글쓰기는 언어의 확장 능력이다. 울음소리만 내던 아기는 '엄마'라는 단어를 2만 번 이상 듣고 나서야 비로소 '엄마'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먼저 많이 읽어봐야 한다. 글의 깊이는 필자의 독서의 깊이에 비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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