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최대 패권은 신흥국인 미국이 거머쥐게 된다. 전쟁 직후 미국은 이민자들의 급증으로 지역 간 분열이 지속되었고 정부 체제가 정비되지 않았다. 세습 부자들과 졸부들과의 갈등, 계층 간의 다툼 등 미국 내 크고 작은 냉전은 개츠비의 주변부에도 고스란히 스며있다.
가난한 서부 출신 개츠비는 화려한 상류 사회로의 진입을 갈망한다. 철저하게 계획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개츠비는 기어코 동부 사회로 진출한다. 개츠비에게 데이지는 신분 상승이자 사랑이다. 개츠비에 반해 데이지의 삶은 그야말로 유한마담이었다. 익숙한 삶에 권태로움을 느꼈을 데이지에게 개츠비는 일탈이자 짜릿한 그 무엇이리라. 그러나 개츠비와 데이지가 사랑하기에 그 둘은 너무도 달랐다. 데이지와 결혼한 톰은 동부 사회의 전형적인 부자였다. 톰은 어여쁜 데이지를 두고도 하류층의 머틀과 연애했다. 뿌리부터 부자인 그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손쉽게 얻는 그런 인물이었다. 개츠비는 끝까지 사랑을 택했고 그 사랑의 결말은 참혹했다.
유년 시절을 서부에서 보낸 닉은 동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닉의 옆집 남자 개츠비는 닉의 꿈이자 이상향이었다. 모두가 개츠비를 떠났을 때에도 닉은 그의 옆을 지켰던 유일한 친구였다. 닉은 누구보다 정직한 인물로 개츠비를 둘러싼 상황을 관조한다.
사랑을 선택한 개츠비는 비극을 맞았고 사랑에 실패한 닉은 다시금 고향으로 복귀한다. 젊은 청춘에게 사랑은 전부이자 자기 자신이다. 그릇된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다다를 수도 있지만 실패는 또 다른 시작이라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닉의 서부 생활은 과거이자 미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