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를 읽고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하 지대넓얕) 총서는 현대 사회의 대화에 빠질 수 없는 교양을 다루고 있다. 교양은 기득권층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 아닌, 대화의 공통분모라고 하면 이해하기 쉽겠다. 저서의 시리즈는 총 세 권으로 현실의 교양을 다루는 <지대넓얕 1>, 현실 너머 교양을 다루는 <지대넓얕 2> 그리고 현실 이전의 교양을 다루는 <지대넓얕 0>으로 나뉜다.
<지대넓얕 1> 삼독을 마치고 <지대넓얕 2>를 재독 했다. 일독에 그치지 못할 만큼 저서는 유익하다. 구태여 난이도를 따지자면 1 보다는 현실 너머의 2의 난이도가 조금 더 높다. 진리, 철학, 과학, 예술, 종교 그리고 신비를 주제로 다뤘으니 낯선 장르만큼이나 난이도도 상응했다.
진리
"만약 네가 영혼의 평화와 행복을 원한다면, 믿어라. 다만 네가 진리의 사도가 되려 한다면, 질문해라." 니체가 한 말이다. 진실과 다르게 진리는 보편적인 판단이나 사실로서 역사에 따라 그 이치가 변질되어 간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는 진리가 무엇인지 실체를 규정할 수는 없어도 진리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철학
가장 어려운 학문 혹은 쓸데없는 학문. 철학을 바라보는 현대인의 시각은 모순적이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 흔히 인식, 존재, 가치라는 세 기준에 따라 하위 분야를 나눌 수 있다. 철학은 우리 삶에 밀접해 있기도 하고 동떨어져 있기도 하다. 고대부터 현대의 철학까지 그리고 플라톤부터 비트겐슈타인 그리고 니체까지 철학자들의 사상과 이념을 단번에 훑어볼 수 있다.
과학
절대주의, 상대주의, 회의주의의 균형성을 띈 철학과 다르게 과학은 절대주의 색채가 강하다. 과학은 탐구 자체가 세계에 대한 확실성을 얻고자 하는 목적에서 탄생했다. 현대인은 과학의 실제 내용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고 과학에 의해 증명된 사실을 무한 신뢰하는 경향을 띄고 있다.
예술
완벽한 이상을 추구하는 절대주의 예술은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이후 개인의 감성과 주관을 중시하는 상대주의 입장이 나타났다. 감성 중심 미술은 낭만주의로 이어져 상대주의보다 개성 강한 예술이 대거 출현했다. 낭만주의의 비현실성에 반감을 표하며 근대에는 사실주의와 동시에 인상주의가 등장했다. 현대 미술은 더 이상 미의 추구가 아니다.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대상과 그 주체를 다각도로 변화하는 새로운 예술의 길이 열리고 있다.
종교
종교는 그 무엇보다 종교적이고 진리적이다. 신을 믿지 않는 회의주의 종교, 상대적 다신교, 절대적 유일신교로 오늘날의 종교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구약에서 그 신앙이 도래했으나 사후 세계와 구약의 내용은 사뭇 다르다. 상대적 다신교도 비슷하다. 힌두교, 불교, 티베트불교는 베다에서 시작되었으나 세 개의 종교는 다른 형태를 지닌더.
신비
사후 세계는 신앙에 따라 다르게 그려진다. 실제로 죽은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없으니 신비는 그저 추축 할 따름이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연명 기술 등이 늘어남에 따라 사후 세계를 경험했다는 기록은 늘어나고 있다. 엔도르핀이 과다 분비되면 환각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심장 박동이 정지할 경우 산소 결핍으로 환각을 경험할 수 있다. 임사체험에 대한 논쟁은 궁극적으로 두 가지 입장에서 전개된다. 육신과 영혼이 독립해서 존재하느냐 아니냐는 것이다.
현실 너머의 진리를 다섯 가지 학문에서 살펴보았다. 각 학문은 개별적이지만 맞잡은 손처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시대의 사상과 이념에 따라 학문도 새로운 색채를 띄고 있다. 진리는 시대에 맞게 수정되기도 하고 진리로서의 굳건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원론 시대를 한 권으로 통찰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이보다 쉽고 친절한 인문학 책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