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나는 OOO(이)라고 해

행복의 뿌리는 자란다

by 이별난

12화-마지막화

나는 OOO(이)라고 해

4주 차 무대


하나의 무대


올 한 해의 마지막 수업이다. 다 같이 만든 무대에 올라서, 한 해 잘 보낸 것에 대해 발표를 한다. 오늘은 내 작품이라는 개념이 없다. 나도 만들기에 적극 참여한다. 마구마구 연결해 넓은 무대를 완성한다. 크기는 아이들이 ㉢자로 둘러앉을 크기이다. 무대 테두리에 몇 개의 부품을 연결해 꾸민다. 내가 틈틈이 만들고 있던 마이크를 무대에 설치하고 ㉢자로 아이들을 앉게 유도한다.


모두가 주인공


한 명씩 나와서 무대의 주인공으로 선다. 마이크에 앞에서 발표를 한다. 누구에게는 쉽지만, 누구에겐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나는 OOO(이)라고 해" 만은 하고 내려가게 유도한다.


첫 번째 아이가

무대에 성큼성큼 올라선다.

마이크를 잡고, 힘차게 말한다.

"나는 OOO라고 해. 너희들과 1년을 함께 해서 즐거웠어."

"우리 박수 쳐줄까?" 짝짝짝


두 번째 아이가

무대에 쭈뼛쭈뼛 올라선다.

마이크를 못 잡은 채, 불안해하고 있다.

"괜찮아. 할 수 있어."


잠시 후 아이는

용기를 내서 말한다.

"나는 OO이라고 해."


아이들도

그 용기를

느끼고 있는 듯하다.

박수소리가 온 교실에

쫙~쫙~쫙~내려앉는다.


지난주,

크리스마스트리 수업을 할 때,

이미 한 그루의 나무를 만들며

숲을 이뤄 본 아이들이다.


바란다


이제 그 뿌리가 서로 연결되면,

얼마나 튼튼하고 넓어지는지 알기를 바란다.


지금 고등학생, 성인이 되어있을

이 아이들이

세상이라는 무대에 서서,

"나는 OOO이라고 해"라고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말하길 바란다.


어떤 상황, 어떤 곳이라 할지라도,

세상의 주인공은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살아가길 바란다.


7월의 크리스마스를 함께 한 아이들에게


나는

아이들이 만든 무대에

올라가지 않았다.


'그때 올라가서 나도 내 이름을 말할걸.'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에서야,

그 무대에 올라서는

상상을 하며 말한다.


"나는 OOO이라고 해

날 있는 그대로 바라봐줘서,

늘 웃어줘서,

내가 본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줘서,

고마워."


"너희들과 함께 해서 너무 행복했어."

숨이 멈출 때까지


봄이 오고 겨울이 가고,

일 년 12달이 지나가고,

낮과 밤이 반복된다.


그 흐르는 시간 위에,

내가 서있던 모든 곳이

세상이라는 무대였다.


12월 마지막 수업이 끝났고

며칠 후면 1월의 새해가 오듯이,

세상이라는 무대는

숨이 멈출 때까지 이어진다.


7월의 크리스마스 마지막 날이 가고

내일이면 8월이 오듯이,

빛의 뿌리를 엮어 만든 이 무대가

숨이 멈출 때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행복의 뿌리가 자라나고

하나, 둘 솟아나는

이 숲의 무대에

올라서며 말한다.


"저는 이별난이라고 합니다."

행복의 뿌리가 내려진 세상이라는 숲

그리고 감히 말한다.


"당신이야말로 세상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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