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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호 Oct 18. 2024

2024년 10월 18일 금요일

히키코모리 10년 경력자의 일기

'어, 이게 더 편하네?'


어제 자려고 기숙사 침대에 누웠을 때 했던 생각이다. 그냥 자면 분명히 까먹을 것 같아 메모장에 적어놨다.

글쓰기 중독은 없는 것일까. 글감이든, 생각이든 메모해 놓는 것을 글쓰기 중독이라고 부르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사실 현상만 놓고 보면 중독증 같아 보이긴 하는데 그 효과나 결과가 인생에 딱히 안 좋게 연결되지는 않으니까 중독이라고 부르지않는 걸까 싶다.


그래서 덕분에 이렇게 까먹지 않고 어제 잠들 때 했던 나름대로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한 것을 글로 남기게 되었다.


나는 수년동안 옆으로 누워서 잤다. 보통은 오른쪽으로 돌아 눕는데, 그러지 않으면 잠에 잘 들지 못했다. 그리고 새우처럼 몸을 어느 정도 웅크리는 자세여야 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바로 누워서 잔다. 처음에 오른쪽으로 돌아누웠다가 자세를 고쳐서 바로 누은 후 몇 번 더 이리저리 몸을 돌려 누워서 어느 정도 몸을 마는 것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고 나면 다시 바로 눕는 자세로 돌아오곤 한다.


근데 어제는 어김없이 스타트로 오른쪽으로 돌아누웠는데 옆으로 누움과 동시에 불편함을 느꼈다. 그래서 곧장 천장을 보고 바로 누웠다. 그러면서 '어, 이제 이게 더 편한데?' 하고 생각했다.


얼마나 걸린 걸까. 1년이 걸린 걸까? 아니면 몇 달이 걸린 걸까. 그동안 그렇게 노력해도 안 돼서 마지막은 항상 돌아 누운 자세로 마무리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생각해 보니 바로 누워서 자고 있다.

그래도 계속 신경 쓰니까 되기는 하는구나.


'계속 신경 쓰니까 되기는 하네.'


앞으로도 계속 많은 것을 이렇게 개선, 발전해 나가야지. 바로 누워서 잠잘 수 있게 된 것에서 나는 제법 큰 효능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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