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림 다방 거울에 누군가 시를 써 놓았다
시인의 이름은 ‘지나는 이’
혜화의 카페엔 지나는 이가 시인이 된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누군가 노래를 흩뿌렸다
노래의 씨앗은 주변 이들의 입술에 심겨
혜화의 거리를 거니는 이는 노래가 된다
연극을 보고 역으로 돌아가는 혜화 골목길
반짝이는 가로등 불빛을 담은 비 웅덩이는
우리 삶을 비춘다
오늘도 낙엽처럼 쌓이는 글과 우릴 만나러
혜화에 간다
올해 서울시 은둔고립 청년 지원사업을 주관하는 기지개센터는 혜화에 있다. 수업시간에 처음으로 직접 창작을 해보던 때에 작년부터 혜화에 왔던 날들을 생각하면서 써본 시다.
<빨래>를 보고 돌아가던 밤에 비가 보슬보슬오고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게 일행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던 골목길 풍경이 참 예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