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안의 리더십 찾아주기
아홉 살 인생의 이야기가 한 달이 지났다.
처음 시작은 아홉 살 인생으로 하여금 지칠 대로 지쳐있는 교사를 상담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것으로 시작했다. 아홉 살 인생을 안 만날 수도, 직장을 그만둘 수도, 벽창호이자 오히려 짜증 섞인 보호자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는 교사의 내면의 답답함을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자신이 맡고 있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어서, 아니 더 나아가 아이의 행동에 더 이상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되지 않을 답답함이 짓누르고 있어서, 자신의 마음을 호소하고 해결해 보고자 시작되었다.
아동을 보호하고 교육하는 현장에서는 그 마음의 상처와 어려움의 원인은 아동이거나 아동의 보호자 이거나 둘 중 하나다. 이 경우는 아동이 90%이다. 아동의 날 선 행동과 아이답지 않은 발언이 그 원인이다. 한 아이로 하여 전체의 분위기와 많은 다른 아이들의 하소연 섞인 고자질이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한 아이의 고자질이 부모들의 항의에 이르게 되자 더욱 곤경에 처한 마음이다. 이쯤 되자 스스로 다스리는데 한계가 있어 도움을 받고자 했다.
골이 깊었다. 오랫동안 시달려온 마음이 아이를 이해하기보다 아이를 거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여러 다른 아이들의 피해와 그 부모들의 항의 섞인 문의가 더 이상 아이를 방치하거나 거부만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그동안 얼마나 얼마나 많은 방법과 시간으로 해결해 보고자 했을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지난달 그런 교사의 마음과 아이의 상태를 만나 주어진 미션을 한 달 동안 잘 수행했다. 한 달이 지난 후 교사가 변해있었다. 아홉 살 인생에게 입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던 칭찬이 이젠 자연스러워졌다. 하소연과 짜증으로 단편적으로 짧게 소통되던 보호자와의 통화가 좀 더 길어졌고 서로 위로하며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눈살 찌푸리며 눈길을 받던 아홉 살 인생의 행동에도 어느새 미소가 새어 나온다. 그를 대하는 마음과 행동의 자연스러움은 교사의 소화 기능도 치료했다. 이젠 아홉 살 인생을 만나는 게 즐겁다. 이맛살이 훤해졌다.
오랜 세월 그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될 것 같지 않던 일이 이젠 속이 편안해졌다. 좀 더 빨리 아홉 살 인생을 그렇게 바라보지 않은 것이, 좀 더 일찍 아홉 살 인생과 화해하지 않은 것이 많이 후회스럽다. 그동안 아홉 살 인생에게 음으로 양으로 힘들게 했을 것을 생각하니 미안하기만 할 뿐이다. 정작 풀어야 하는 문제는 아홉 살 인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내면에 있었음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다음 달이면 그는 이제 법적으로 떠나야만 한다. 은퇴다. 그 나이가 될 때까지 아홉 살 인생과 신경전을 해야만 했던 자신이 후회스럽지만 이젠 다 풀어버려 홀가분하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아홉 살 인생을 마음속에 두고 응원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어느덧 아홉 살 인생의 보호자의 마음도 해동되었다. 그토록 멀리서 냉담하게 아이를 바라보던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자신의 삶이 더 고달파 아이를 눈 속에 담지 않았던 엄마의 눈에 아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이와 함께 나누는 대화가 생기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힘들지 않게 되었다. 다문화 가정의 이주민 엄마로서 느끼는 삶의 고달픔보다 아이가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이제 아홉 살 인생은 달라질 것이다.
모두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