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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 박 Sep 12. 2023

마흔에 온 사춘기, 미국 치과의사에 도전

미국 치과 의사에 도전한 술집 웨이터 


미국 치과의사에 도전한 술집 웨이터 


수련의 마지막 날 2016년 6월 31일 차가운 새벽비가 뉴욕을 어두운 장막으로 감싸던 날, 10년 공부의 끝인 수련의를 마치고 46에 미국 치과의사가 됐다. 먼지 씻은 도로와 비에 젖어 본연의 색깔보다 한 단계 더 선연한 색을 머금은 도시 빌딩들이 함께 날숨을 쉰다. 습기를 머금은 공기는  축축하고, 민트향같이 상쾌하면서 비릿한 비 냄새가 뒤 섞여 있다. 어젠 맑았는데 오늘은 비가 내린다. 어제와 오늘의 차이가 확연할 때만 시간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일상의 루틴이 비슷해서다. 이날은 “치과의사가 되겠다”한 선언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날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나온 삶이 한여름의 백일몽처럼 낯설다. 


웨이터를 하며 돈을 모으고 사업을 해서 작은 성공을 했고 그 경험으로 3년 10억 만들기라는 글을 야후 경제 칼럼에도 연재했던 내가 결국 파산하고 이혼도 했다. 조용히 생을 마감할 공간과 시간을 찾던 중 숨어든 요양 병원에서의 각성. 모든 걸 다 잃었다고 생각했던 나를 부러움으로 바라보던 임종이 얼마 남지 않은 분들의 시선에서 나는 젊음과 건강과 미래가 있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반드시 재기해서 치과의사가 되겠다는 내 말을 나를 알던 이들은 비웃음과 냉소 때론 며칠 지난 아침 뉴스처럼 의미 없이 흘려 들었고 한 개인의 모리토리윰은 쓸쓸한 독백으로 끝났다. 이글이 출간될 때까지는 세상에 새삼 소문 날일도 없다. 


내 나이 46 미국 치과의사로 주 4일 근무고 주에서 받는 보조금을 합치면 연봉이 3억이 조금 넘는다.  남은 30년을 보내기 나쁘지 않은 금액이고 손이 떨리지 않는한 정년은 없다. 와이프도 간호사인데 나처럼 늦깎이 공부를 했다 그녀 연봉을 합치면 부부가 일 년에 5억 인생 2막을 살기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난 이제 앞으로 내가 얼마나 서툰 사람이었는지 그런 모자람이 많던 사람 이 재기한 여정을 나누려 한다 걷기 쉬운 아스파트길은 아니었다 하지만 편하게 걸을 수 있는 포장된 길에는 꽃이 피지 않는다는 걸 우린 모두 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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