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일 박 Sep 16. 2023

나르시시스트 어머니  

도망쳐! 

레지던트를 마치며 촬영한 단체 사진


도망쳐 도망치라고 ! 


내 어머니는 본인은 칭찬에 목말라 하지만 타인에게는 절대 칭찬하거나 표현하지 않는 초 극단적 나르시시스트였다 고백하건대 어머니로부터 무너진 내 자존감을 지키는데 다른 여성들의 칭찬에 의지 했고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삼 남매는 사회적으로 결과적으로는 모두 성공했으나 다들 아픔들이 있다.  누나는 결혼으로 어머니를 탈출했고 형은 소통하지 않는 방을 만들어 혼자만의 세계로의 여행을 떠났다 형은 지금도 사람들과 잘 대화하지 않는다. 나는 21살에 미국으로 엑소더스를 했다. 전문가들은 어머니라 할지라도 인연을 끊어야 내가 살 수 있다 한다. 하지만 의사가 되고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나서야 모든게 가능했다. 그때 깨달았다 경제적인 독립은 관계를 단절할 수 있는 걸 가능하게 한다. 지금도 난 어머니와 인연을 끊고 산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수많은 마음의 상흔들을 이곳에 보여주진 않을 거다 피로감을 주기는 싫다 나르시시스트 어머니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아마도 내가 나르시시스트가 됐다. 다만 난 글을 쓰며 나르시스트 한다. 


누군가에게 그냥 사람이 되긴 싫다


매력적인 남자가 되고 싶었다. 흔히 말하는 남자나 여자의 매력은 대부분 섹시함에서 나온다. 섹시함을 잃으면 그때부턴 그냥 사람이 된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 욕망을 성욕인 ‘리비도’라 보았는데 내가 생각하는 매력이란 본인의 리비도를 창조적 에너지로 최대한 발전시킨 사회적 발현이다. 고백건대 지금도 누군가에게 그냥 사람이 되긴 싫다. 내가 들은 최고의 칭찬을 나열해 보자. 이런 맛에 책을 쓰는 것 아닌가. 작가는 결국 자기 생각을 자랑 질 하는 사람이고, 가장 진솔한 자기도취의 방법이기도 하다. 책을 쓴다는 것과 책을 출판하는건 확실히 다르겠지만, 작고하신 마광수 님은 남 보라고 쓰는 글이 아니라 스스로 즐기기 위해서 쓰는 글이 수필이라 하셨고 이것은 마치 자위행위와 유사하다고 하셨다. 글을 쓰고 고치는 동안은 아픔과 슬픔, 기쁨이 교차하며 들뜨게 하고 즐거운 열정으로 가득 차게 해준다. 책을 출판하는 일은 나의 감정의 찌꺼기들을 문학을 빙자해 배설해 내고 세상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일종의 명예욕도 있다. 칭찬을 멋있게 잘하는 사람은 섹시하다. 살면서 내가 받은 잊히지 않는 최고의 사랑 고백 혹은 칭찬을 적어 본다. 칭찬에 목마를 때 내가 받은 칭찬을 곱씹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20대 , 어느 날 내 책상네 놓여진 누군가로부터의 손편지에는 ‘고백 ’이라고 적혀 있진 않았지만, 정말 작은 고백을 하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편지의 테두리에는 0.9 mm 모나미 볼펜으로 장미 장식을 그려 놓았고 테두리 안에 이렇게 쓰여있었다. ‘당신에게서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 감동하지 않을 여성이 없을 듯합니다’  


20대 후반,  “여성을 무시하는 성향만 없어도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인기를 누렸을 텐데” 정말? 그게 내 인기의 핵심이야 그땐 그렇게 생각했었다. 미인일수록 무시를 하라고 무시를 하면 할수록, 무시를 안 당하려 노력하는 그녀 마음에 이미 사랑이 스며들었음을 알거라고.


30대 초, 소개팅을 해준 여사친에게 소개팅녀가 한 말 “정말 지구상에서 최고의 날라리를 오늘 만나고 왔어. 그. 런. 데 나쁘지는 않아!”


30 대 후반, “데이트만큼은 정말 내 생애 최고였다!”


나는 나르시시스트인가? 확실한 점은 내가 받은 아픔을 대물림 하기 싫어 난 자식을 갖지 않기로 결심했고 지금도 그걸 지키며 살고 있다.  



이전 13화 차라리 소시오 패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