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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개막전, 우당탕탕해도 이기면 괜찮아

#1. 25년 10월 4일, [정관장 vs 소노]

by 그레봄 김석용

안양 정관장 레드 부스터스의 시즌 개막전.

한 해 농사인 시즌 운영을 한동안 준비하고

팬들에게 공식적 첫 선을 보이는 자리.

오래간만에 농구 직관을 하고 왔습니다.


20년 넘게 KBL 프로농구를 열심히 보는 아빠,

몇 해전 챔프전 열기에 농구팬이 되어

농구의 재미를 알아가는 딸의 새로운 취미.

이제 더 자주, 더 열심히 보기로 합니다.

이왕 보는 거, 딸과의 취미를 기록해보려 합니다.


그래서 지극히 개인적입니다. 따지고 들면 곤란해요.

그리고 지극히 편파적입니다. 같은 편만 봐주세요.


오늘은 그 첫 직관 후기입니다.

[25년 10월 4일, 정관장 VS 소노]

안양 정관장 아레나 @ 중계화면

우선, 안양 정관장 아레나 전경.

'안양 종합체육관'으로 불리던 지역 연고 체육관을

기업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콜라보레이션.

외국 야구장, 축구장에서 하던 스포츠 마케팅이죠.

이번엔 대형 현수막 포스터를 이 선수들로 꾸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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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 안에 들어가면 볼 수 있는 캐릭터.

하지만 딸은 이제 컸다고 같이 사진을 안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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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정관장 브랜드 컬러답게 레드레드합니다.

체육관 구석구석은 추후 하나씩 소개하기로 하고...


오늘의 경기는 고양 소노와의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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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쿼터부터 정관장의 에너지 넘치는 수비와

소노의 슛 난조가 겹치며 여유 있는 정관장의 리드.

이후 큰 위기 상황 없이 관리를 잘하면서

정관장이 69:50 여유 있게 승리를 따냅니다.

(자세하고 객관적인 게임 리포트는 영상으로...)

https://www.youtube.com/watch?v=cwOvuLhKm_I


경기를 잘 보고 나와, 딸과 함께

이번 경기의 Pick을 뽑아봅니다.


먼저, 딸의 Pick - 3

#1. "진짜, 아반도는 신기하다"

"몸이 말라서 더 그렇게 보이나...

진짜 높이 뛰고, 내려올 때까지 한참 걸려, 시간도...

나 학교, 멀리뛰기할 때 나 대신 뛰어주면 좋겠어"

: 이건 저도 인정. 호들갑 떠는 게 아니라,

대한육상협회 높이뛰기 파트나 체육과학 쪽에서

아반도는 연구를 한번 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신체적 요인이든 훈련요인이든 원인을 밝혀서

우리 한국 선수들에게도 써먹으면 좋을 텐데...

https://www.youtube.com/shorts/OzIO3OqEnUw


#2. "오늘 12번, 김영현이 잘하더라.

잘 몰랐는데 깜짝 놀랐어"

: 오늘 초반이 진짜 좋았죠.

3점 슛 팡팡팡 넣어주고, 수비도 확실하게...

예전 이미지는 수비 전문형,

사실 '싸움닭' 이미지라서 별로 안 좋아했는데,

정관장 와서인지, 연차가 차서인지 노련해진 듯.

올해는 공격부문에서도 커리어 하이 하시길..


3. "용병 오브라이언트, 잘 뽑은 거 같아,

키가 큰데 느리지도 않고 그래서 뭐든 할 거 같아"

: 요건 아빠 코멘트에서 다시 이야기하자.


먼저, 아빠의 Pick - 3

#1. "소노, 특히 손창환 감독 큰일이다!"

: 한 경기만 보고 모르겠지만,

오늘 경기 내용은 사실 소노가 잘 못해서 이긴 셈.


직관에서의 느낌은 경기 내용과 슛 난조보다,

팀워크, 감독의 팀 장악에 대한 문제로 보였어요.


어디서 그런 느낌을 받았냐면, 코치 챌린지입니다.

소노는 선수가 판정에 억울하다 싶으면

감독에게 거침없이 코치 챌린지를 요청하더군요.

사실 정희재 반칙콜은 그냥 봐도 명백한 파울,

캠바오는 잘못하면 공격자 파울로 뒤집힐 뻔한...

그런데, 감독이나 코트내 주장이

그걸 조절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챌린지는 과감하게 해야죠. 선수가 억울하면 해야죠.

그런데 선수 감정을 조절하거나 챌린지를 이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끌려가는 느낌이 왠지 들더라고요.


반면에, 안양 정관장은 워싱턴이 파울에 펄쩍 뛰어요.

감독에게 코치 챌린지를 요청하는데 그 순간,

캡틴 박지훈이 감독에게 하지 말라고 말리더라고요.

그리고는 바로 워싱턴에게 다가가서 대화를 하네요.

아마 "이기고 있고, 시간도 남았으니 넘어가자"는 듯.

워싱턴도 수긍을 했는지 캡틴에게 엄지를 척!

그러자 감독도 캡틴과 눈빛으로 의견 교환을 하더군요.


이 차이가 챌린지 활용방식보다

팀의 장악문제, 팀워크의 문제로 보였어요.

사실 KBL에서 매번 똑같은 감독이 또 하느니

손창환 감독 포함 새로운 감독들을 응원하는 편인데,

소노를 잘 장악했나, 소노가 오래 지켜볼까 싶어요.

김승기 감독은 인성 문제, 김태술 감독은 성적 문제로

과감히 내친 소노인데, 그 기대치를 쉽게 만족시키기

어려울 거 같잖아요. 게다가 불리한 여건일텐데...

암튼 앞으로 소노의 행보에

감독-선수간 케미를 잘 봐야겠다 싶어졌네요.


#2. "오브라이언트, 골밑에 잘 들어갔으면 좋겠다!"

: 소노의 1번 옵션, 나이트와의 매치가 버거워서일까,

아님 원래 외곽 스타일이 편했나, 감독의 전략인가...

아무튼 외곽에서 오래 머무는 경향이 보였고,

그럴 때 정관장 팀의 플레이가 잘 안 풀린 느낌.

더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3. "식스맨들의 역할과 성장세 보고 싶다"

: 오늘 관심사 중 하나였던 신인 박정웅의 활약.

그런데 아직 본인의 경기 내 역할이나 패턴을 명확히

부여받지 못한 채 공 운반에만 치중하는 느낌이었어요.

표승빈은 수비, 소준혁은 3점 등 뭔가 역할을 주는데,

신인들에게는 이렇게 작은 역할이라도 하나씩 주고,

그 중심으로 자신감을 찾게 하며 가야지 않을까.

아무튼 슈퍼스타가 없어도 스타급과 준척급으로

우승하는 사례가 더 많은 KBL에서

안양 정관장의 신입과 준척급의 성장을

더 잘 올려줬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개막전이었네요.


자, 이제 개막전 한 경기,

딸과의 나들이 한 번, 그 기록 한 번을 마쳤네요.

연휴 기간 중 경기는 또 있으니,

초반 연승과 초반 연재 함께 달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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