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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MJ Apr 28. 2024

세번째퇴사,감옥을 맛보다 #8

개발자 포기 후 1년6개월의 공백기, 30곳이 넘는 면접과 6번의 도망


입사한 첫날 팀장은 나를 회의실로 불러 내부 규정에 대해 알려주었다. 역시나 내 예상대로 팀장님은 좋은 사람이셨다. 면접 때 대표님 때문에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잡플이나 면접을 보고도 입사할 생각을 했냐며 강단이 좋다고 했다.(ㅎㅎ) 내부 규정은 이러했다. 

맨투맨, 프린팅 된 상의 안됨 

청바지안됨

네일아트안됨

염색안됨

냉장고 사용금지(냄새난다고)

개인 쓰레기통 금지(벌레끈다고)

책상 위 핸드폰 금지 

운동화, 스니커즈 안됨 

연차는 무조건 이주 전에, 반차는 일주일 전

월금 연차 안됨 

카페테리아 사용 금지(싫어하신다고)

사실 사람과 일이 맞다면 저런 규정들은 버틸만 했다. 하지만 나는 입사한지 일주일만에 대표님과 회식 한번으로 멘탈이 나가게 되었다. 


입사한지 일주일. 대표님이 팀장님과 셋이서 술을 마시자고 했다. 대표님과 술자리는 처음이여서 긴장을 많이 했다. 면접 볼때도 혼이 많이 났었기 때문에 무서웠다. 하지만 대표님은 나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리고 약간 낯가림이 있는 것인지 나를 신경안쓰시다가 점점 술이 들어가니 막말을 하기 시작했다. 


"서비스직하다가 신분상승할려고 사무직 구한거 아니야?"

"비염이면 남자의 향기는 못맡겠네?"

" 너 지금 웃는거 가식이지? 아 너 가식쟁이구나 ?" 

그리고 팀장님께 속옷을 선물해줬다는 이야기까지 자랑했다. 나는 그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라 최대한 팀장님이 난처해지지 않도록 아무렇지 않은 척 "속옷은 무슨 색깔이였나요?" 라고 받아쳤다.

그랬더니 "가난하게 살았구나. 아무렇지 않게 그렇게 받아치는 거보니까 무서운 애네" 

.

.

.

내가 지금까지 겪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다. 지하철 타고 집에 오며  눈물이 났다. 다음날에도 무너진 멘탈을 잡고 일을 하는데 계속 눈물이 나올 같았다. 혼자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데 타부서 매니저님이 따라와서 같이 먹자고 했다. 나에게 어제 회식 괜찮았냐고 물었다.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대표님이 원래 막말하는 편이니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라고 조언해주었다. 


생각해보면 악의는 없는 것 같았다. 단지 정말 쏘시오패스여서 말을 가려서 하지 못하는 느낌이였다.

그래, 내 멘탈이 문제겠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노력을 해보자. 

내 편을 들어주고 공감해준 다른 언니 매니저님들이 있었기 때문에 두달이나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멘탈은 두달 이상은 버틸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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