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MJ Apr 30. 2024

세번째퇴사,감옥을 맛보다 #10

개발자 포기 후 1년6개월의 공백기, 30곳이 넘는 면접과 6번의 도망

" 경영지원 매니저님.. 일한지 두달 밖에 안됐는데 관둔다고하면 좀 그렇겠죠..? "

" 왜요? 말해요. 저도 오늘 관둔다고 말할꺼예요. " 

" 네?? "



물경력이 될만큼 내 직종은 전문분야이긴하지만 업계가 작은 직종이였다. 사실 그것이 불안하고 싫어서 개발을 배웠는데, 개발자로 이직 실패 후 다시 전직종으로 들어오게되었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 전직종에도 정이 떨어졌다. 그래, 이 참에 발을 아예 빼고 다른 분야에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를 30살이나 먹었지만 2달만에 관둔다고 말하는 것이 무서웠다. 경영지원 매니저님께 상담을 요청했다.

" 매니저님. 제가 지금 퇴사를 고민 중인데... 2달만에 퇴사한다고하는건 좀 그렇겠죠..?

" 왜요? 전 오늘 관둔다고 말할꺼예요. "

" 네? 갑자기요? " 

" 네. 드러워서 못하겠어요. "


대표님 때문에 힘들 때마다 나를 위로해주셨던 매니저님은 부서에 도입된 실수노트 때문에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한다. 사실 매니저님은 작년에 퇴사를 하려고 했었는데, 매니저님 사수분께서 자기보다 늦게 퇴사하라고 종용?하고 먼저 퇴사하시는 바람에 퇴사가 미뤄진거라고 한다. 결국은 퇴사도 이기적이여야 할 수 있다.그렇게 같은 편이되어,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알려주셨다. 

책상 위에 핸드폰을 올려놨다가 욕먹은 직원, 뒷통수 맞고 다음날 퇴사한 직원, 들어오는 신입마다 갈궈 다 퇴사하게 만든 상사가 있었는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직원이 내 팀장이라는거, 그리고 그 팀장님의 내리갈굼, 직원들이 퇴근하면 남아서 실수보고서를 작성한다는 감시녀 등 등 


우선 이직준비를 한 뒤, 퇴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 엄청 힘든 것은 아니니까. 

그런데 부서에 유일한 동료인 매니저님의 퇴사 이야기가 나오면서 나의 퇴사계획은 풀악셀을 밟게되었다. 

중간 중간 퇴사가 망설여지기도 했다. 이직 준비도 하나도 안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니저님들이 욕하는 팀장님들도 어쩔때보면 좋은 분들 같긴 했으니까. 그런 의심이 들때마다 매니저님들은 더 신랄하게 욕을 해주었다.

" 아냐! 넌 나랑 같이 퇴사해서 그들에게 복수를 해주어야해! " 라고 말하는 것처럼....

.

.

.


난 팀장님께 퇴사를 말씀드렸고, 매니저님이 퇴사할 때 대표님이 사무실도 못 들어오게 할 수 있으니 짐을 미리 싸놓으라고  겁을 주는 바람에 걱정이 많이 됐다. 대표실에서 뛰쳐내려와서 배신자라고 뒷통수를 갈기는 상상을 하며...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대표님과 팀장님들은 떠날 사람들에게는 젠틀하게 보내주셨다. 

매니저님들이 부장님과 면담할 때 대표님한테 받았던 상처들을 솔직하게  다 말하라고 하셨지만, 구지 조용히 퇴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는 않았기에 업무적인 애로사항들만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매니저님들이 화가 났다.

" MJ 매니저님이 너무 착해서 그래! 대표님도 망신 한번 당해봐야지!! 퇴사하고나서 화병나도 괜찮겠어!? 


결론은 난 두달만에 퇴사를 하게되었고, 같이 퇴사하자며 내가 퇴사한 다음주에 사직서를 낼꺼라는 매니저님은 아직까지 근무를 하고 계신다. 나에게 카톡으로 회사 욕을 하시면서... 

작가의 이전글 세번째퇴사,감옥을 맛보다 #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