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해소의 독점과 엔트로피 경쟁

플로리디의 수학적 통신 이론(MTC)이 산업경쟁규제에 던지는 시사점

by 날개

플로리디 교수가 제시하는 수학적 통신 이론(Mathematical Theory of Communication, MTC)에 대한 개념적 고찰은 정보의 본질을 '불확실성의 해소'라는 기술적 관점에서 조명하며, 데이터 중심 사회의 경쟁 환경을 해석하는 데 필수적인 논리적 틀을 제공한다. 플로리디의 설명을 따라 정보의 정량화 방식, 데이터와의 분리, 중복 및 노이즈의 역할을 이해해 보고, 이를 토대로 현대 산업경쟁규제가 지향해야 할 핵심 시사점을 도출하여 본다.


MTC의 핵심은 정보를 가능한 기호 집합에서 하나의 기호를 선택하는 행위, 즉 불확실성을 줄이는 과정으로 정의하는 데에 있다. 정보의 양은 그 선택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예/아니오' 질문의 수(비트, bit)로 정량화된다. 예컨대, 공정한 동전 한 개의 앞뒷면의 선택은 한 개는 하나의 질문으로 결과를 알 수 있기에 1비트의 정보를 생산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MTC에서 정보는 그 내용의 가치나 의미와는 철저히 분리된 기술적 개념이라는 점이다. 질문이 '나와 결혼할래?'이든, '배터리가 방전되었나?'이든, 두 질문 모두 1비트의 답변만 필요하다면 MTC의 의미에서 정보의 양은 동일하다. 이처럼 MTC의 정보는 '무엇을 말하는지(의미론적 내용)'가 아니라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잠재적 선택의 폭)'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이해는 MTC 정보가 의미론적 내용이 결여된 데이터(data)에 해당한다는 플로리디의 주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는 [정보 - 의미 = 데이터]라는 명제를 통해 MTC가 실제로는 '데이터 통신의 수학적 이론'에 더 가깝다고 강조한다. 데이터는 신호나 메시지의 세부 정보량 또는 정보 수신자의 포화되지 않은 정보를 포화시키는 데 필요한 메모리 공간을 의미할 뿐이다. 예컨대, '지구에는 달이 하나뿐이다.'라는 정보를 [지구에는 달이 하나뿐인가? + 예]와 같이 [쿼리(query) + 2진 답변(데이터 키)]로 분해할 때, 모든 의미론적 내용은 쿼리에 남고, 데이터는 1비트의 '예'라는 키에 불과하다. 이 데이터는 쿼리 속에 잠재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열쇠 역할을 할 뿐, 그 자체로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따라서 MTC의 궁극적인 관심사는 정보 자체가 아니라, 정보, 기호, 신호의 전달자를 다루는 데 집중된다. 결국, MTC 정보는 많을수록 그것은 의미 없는 무작위성이 커지는 것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불확실성만 최대치로 증폭된다는 역설적인 결과를 제시한다.


한편, 정보 전달의 현실적 과제는 중복(Redundancy)과 노이즈(Noise)의 관계 속에서도 발현한다. 중복은 물리적 표현의 차이를 의미하며, 메시지 전송에 필요 이상의 비트를 사용하는 것이지만, 이는 통신 채널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와 모호함에 대응하는 데 필수적인 수단이 된다. 노이즈는 수신자에게 선택의 폭을 확대하여 메시지의 충실도를 떨어뜨리지만, 적당한 중복성은 이를 상쇄하여 전송이 끝났을 때 원본 메시지를 정확하게 재구성(충실도)할 가능성을 높인다.


이제는 정보의 측정 단위로 자리 잡은 엔트로피(entropy)는 바로 이 불확실성(데이터 결핍)의 정도를 측정한다. 엔트로피는 정보 수신자가 가진 평균 데이터 결핍량과 동치이며, 고도로 무작위적이고 균일하게 분포된 메시지일수록 엔트로피는 최댓값을 가지며, 이는 최고의 데이터 결핍량을 의미한다. 반대로, 예측 가능하고 구조화된 메시지일수록 엔트로피는 낮아진다. 이처럼 MTC의 모든 개념은 데이터 결핍을 정량화하고, 중복을 통해 노이즈를 극복하여 전달의 충실도를 확보하는 기술적 목표에 수렴한다.


이러한 플로리디의 MTC 이론은 현대 산업경쟁규제에 대한 하나의 명확하고 강력한 시사점을 던진다. 경쟁 시장에서 지배적 기업의 힘은 단순히 데이터의 양(MTC의 비트)이 아니라, 그 데이터를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엔트로피/데이터 결핍)을 독점적으로 해소하는 능력, 즉 고유한 '쿼리'와 분석 알고리즘(의미론적 내용)이다. 이로부터 '고도로 구조화된 정보'를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산업경쟁규제의 논리는 바로 이 '불확실성 해소의 독점'을 겨냥해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는 MTC 관점에서 볼 때 아직 의미론적 내용이 포화되지 않은 데이터 키에 불과할 수 있다. 경쟁 제한 행위는 이 키를 숨기는 것을 넘어, 데이터를 해석하고 시장의 엔트로피(예컨대, 고객 수요, 가격 변동성)를 낮추는 알고리즘 및 분석 도구에 대한 경쟁자의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발생하게 된다. 규제는 시장 참여자들 간에 정보의 균일 분포를 어느 정도 보장하여, 특정 기업이 데이터 결핍을 독점적으로 해소함으로써 얻는 부당한 이익을 제한해야 한다. 즉,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공정해질수록 시장의 엔트로피는 공정한 동전처럼 최대치를 향해 균일하게 분포되고, 모든 경쟁자에게 동등한 불확실성 해소 기회가 제공되어 혁신이 촉진된다. 플로리디의 이론은 규제의 초점을 데이터의 단순한 양적 가치에서, 데이터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포화시키는가라는 질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로 전환하도록 요구하는 근거를 제시하며, 이는 현대 규제 환경의 가장 핵심적인 논거가 된다.

작가의 이전글파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