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MIN Jun 06. 2024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요새 나는 사랑을 생각합니다. 이맘때가 되면 괴로워야 하는가 봅니다.


세상에는 사랑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 없습니다. 항상 곁에 있지만, 여전히 미지하고 신기한 존재입니다.

그 신비함에 압도되어 감히 정의하지 못하는 걸까요? 그게 아니라면 인간의 정신으로는 영영 도달할 수 없는 추상 영역의 개념일지도 모릅니다.

어느 쪽이든 우리에겐 오랫동안 질문으로 남아있을 문제입니다. 답 없는 것들은 언제나 더 매력적입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지금의 내게, 사랑은 "끌림"입니다. 마음이, 몸이, 영혼이 자연스레 이끌리는 그 감정이 사랑입니다.


축구공과 운동장.

담배와 아버지.

자석과 냉장고.

태양과 생명.

아이와 첫눈.

모래와 시간.

달빛과 바다.

연필과 반성.

술과 시집.

별과 꿈.


이유를 설명할 필요도, 이해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이성에 힘을 풀고 자아를 본능에 맡기면, 어느새 한 방향으로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끌림은 그 자체로 완전하고 충분한 현상입니다.




불꽃이 없다면, 장작은 무의미합니다.


존중, 노력, 이해, 변화, 공감, 희생, 헌신. 이들은 사랑에 깊이를 더하고 지속할 수 있게 해주지만, 그 뿐입니다.

끌림이 없다면, 그 다음의 것들은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본질은 끌림에 있습니다.


배려는 그 자체로는 사랑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간성입니다.




시선이 이끌립니다. 의식이 고정됩니다. 생각이 즐겁습니다. 가슴은 신음합니다. 가까움을 상상합니다. 이마가 맞닿습니다. 숨이 이어집니다. 육체와 생각을 벗습니다. 반듯이 개어 놓습니다. 감정만 남습니다. 서로가 엉키고 엉깁니다. 마음을 품은 마음이 마음에 안깁니다.


나는 대책 없음을 알면서도 더 하나되고 싶습니다. 그러나 "하나"보다 더 하나될 수 있는 단어가 없습니다.


이제 "사랑"이라는 단어로 조금 더 밀착해보려 합니다.




사랑이 끌림이라는 말은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습니다.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무릅쓸 만큼의 간절함이 있다면,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고급 음식을 먹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