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소정 Nov 21. 2023

작은 힘으로 사람도 자연도 공정한 세상 만들기

공정무역으로 생산한 유기농 식품

우리가 특별하다고 느끼는 일들이 누군가에는 보통의 일상일 수도 있어요.


스위스 농촌을 탐방하러 2달간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 스위스에 있는 식료품점을 다 가보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도시에 나가서 마트들을 살펴봤어요. 그러다가 루체른에서 우연히 발견한 유기농 전문 가게에서 초콜릿에 손을 맞잡은 인증표시를 보게 되었어요. 그 인증표시에는  'Hand in Hand'라는 문구가 적혀있는데요. 그 문구를 딱 읽는데 공정무역이 떠오르더라고요.


공정무역은 말 그대로 공정한 무역을 의미해요. 이는 1950년대 시작된 전 세계적 움직임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불공정한 무역으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어요. 유럽이나 미국 등이 식민지 시대의 부채감을 해소하기 위한 일종의 방법 중 하나로 공정무역을 선택했죠. 이를 통해 가난한 농부들이 생산한 커피, 설탕, 바나나, 카카오 등의 농산물에 대한 적절한 값을 지불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품을 만들어요. 그리고 이러한 공정무역 활동은 소비 활동을 통해 세계 무역과 빈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사회적인 활동이에요.

출처 : WFTO Europe, 공정무역의 10가지 원칙


공정무역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일반 제품들보다 조금 비싼 가격을 가지고 있아요. 그 이유는 경제적으로 소외된 생산자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예요. 예를 들어, 양호한 노동 조건을 보장하고 아동이나 강제 노동을 방지해요. 공정한 임금을 지불하고 안전한 노동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고요. 그래서 공정무역 상품은 일반적으로 생산된 제품들보다 높은 가격을 가지게 되는 경향이 있어요. 그렇지만 공정무역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중에서도 생산 단가가 더 높은 유기농 제품을 'Rapunzel(라푼젤)'과 같은 브랜드가 있어요. 다행히도 'Rapunzel'에서 생산한 공정무역 제품은 유기농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식품과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편이에요.


'Rapunzel'은 독일 기업으로 시작하여 유럽에서 유기농 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성장했어요. 그러다 공정무역을 지향하는 회사로 발전하게 되었고, 현재는 '100% Fair(공정함) + 100% Organic(유기농)'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어요. 이 슬로건은 공정무역이 사람에게만 공정해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연에게도 공정해야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다시 말해, 자연이 유지돼야 사람도 생존한다는 뜻이죠. 이러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며,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 결과로 'Rapunzel'과 같은 기업이 유럽에서 공정무역을 지향하며 유기농 농산물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거죠.

출처: Rapunzel


'Rapunzel' 제품을 발견한 이후, 다른 유기농 전문 마켓에 가보면 항상 ‘Rapunzel’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때마다 스위스 사람들은 유기농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것을 느꼈죠. 그들에게는 공정무역 제품이나 유기농 식품을 구매하는 일이 그저 일상적인 소비로 여겨져요. 우리는 이를 ‘가치 소비’라고 부르곤 해요. 때로는 이런 제품들을 구매함으로써 ‘나는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회적인 우월감을 느낄 수도 있죠. 그러나 유럽에서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사람들이 소수인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그들이 약자로 여겨지곤 해요. 스위스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환경을 통해 우리에게 특별한 것들이 그들에게는 일상적인 것들일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거든요.


유기농 식품이나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하는 일은 단순히 개인적인 소비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환경과 사회를 위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선택은 자연과 사람이 공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소비문화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죠. 우리도 앞으로 소비를 통해 미래 세대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가치 있는 선택을 하도록 노력해야 해요. 사회적인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면 더 많은 기업들이 공정무역이나 유기농 생산을 지향하게 될 거라고 믿어요. 그렇게 되면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사람과 자연이 오랫동안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모두 함께 작은 선택에 가치를 부여해 큰 변화를 만들어 보아요.

작가의 이전글 우리는 성(Castle)에 모여 살아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