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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희 MBRI Jun 22. 2024

굴욕적인 휴전협정 - 군정, 3BHA 요구 수용

2024년 3월 미얀마 Hot Issue 

군정-3BHA 간 4차 휴전회담 합의 사항                           

Diplomat는 3월 4일자 기사를 통해, 3BHA가 3월 3일 중국이 중재한 윈난성 쿤밍 회담 이후 군부와 3BHA 양측이 군대를 철수하고 “미얀마에서 중국의 이익이 손상되지 않도록” 보장하기로 합의했다는 성명서를 중국어와 Kachin어로 작성하여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Irrawady는 3월 6일자 기사를 통해 2월 29일부터 3월 1일까지 열린 군정과 3BHA 간 4차 휴전회담에서 새로운 주요 합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온라인 상에 떠도는 ‘확인되지 않은 중국 보고서’에 따르면 양측은 5가지 부문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Diplomat와 Irrawaddy 기사를 보면 사실상 군정이 3BHA에 대해 일방적인 양보를 한 것으로 보여 진다.     

 RFA는 3월 4일자 기사를 통해 AA의 Nyo Tun Aung 부사령관이 중국이 중재한 군정과 3BHA 간 휴전회담 결과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한 Nyo Tun Aung 부사령관은 이 회담에서 휴전 추진, 국경 무역 재개, 중국-미얀마 국경문제 및 온라인 범죄 척결 등이 논의되었다고 밝혔고, 현지 해당 지역 언론들은 군정 대표자들이 국경 게이트를 다시 열어 중국의 이익을 해치지 않도록 해달 라고 3BHA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군정이 중국의 이해관계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휴전 협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4차 휴전회담 합의 내용에 대해 양측의 공식적 발표는 없었으나, 그 내용만으로도 3BHA의 ‘1027 작전’에 패퇴한 군정이 대가를 치르는 합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국경지역에 대한 3BHA의 통제권을 사실상 공식 인정해 준다는 것으로 그동안 군정이 대내외적으로 밝혀온 3BHA에 대한 강경 입장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SAC 대변인은 합의내용을 루머로 일축하며 회담 내용 비공개 강조 

군정은 이러한 합의내용을 루머로 일축했다. SAC Zaw Min Tun 대변인은 3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윈난성 쿤밍에서 열린 군정과 3BHA간 휴전회담에서 양측은 논의된 내용을 비공개하기로 합의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또한 휴전회담에서 논의된 내용과 합의 사항에 대한 루머가 있고 결과에 대해 추측이 나오고 있으나 휴전 협상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 논의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양측이 상호 합의했다고 강조했다그러나 휴전회담의 성과에 대해서는 미얀마의 영토와 주권은 계속해서 견고하게 유지되며,지역 공동체의 사회 경제적 조건을 안정화하기 위해 휴전 및 분쟁 감소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특히 국경 게이트 관리와 무역 활동은 군정과 여러 EAO 자치 정부가 공동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대변인이 발표한 사항들은 언론들이 보도한 5대 합의 사항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군정이 Chin Shew Haw 국경 게이트에 대한 통제권을 사실상 상실했으며 관세의 70%를 MNDAA에 넘겨주는 내용의 굴욕적인 협상 결과는 공개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한편 대변인은 미얀마가 자국 영토 내에서 주변 국가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어떠한 활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평화회담을 중재해 준 중국 정부를 포함한 모든 관련 당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전 회담을 둘러싼 중국과 군정, 그리고 3BHA의 속내

중국이 중재한 4차 회담이 열리기 직전인 2월 20일, Wang Yubo 윈난성 성장이 네피도를 방문하여 MAH와 회담하며 국경무역 재개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영 GNLM은 2월 21일자 기사를 통해 Chin Shwe Haw, Muse, Pansai, Monekoe, Jinsanjiao 국경 게이트를 통한 미얀마와 윈난성 간 국경무역 재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회담에서 4차 휴전회담에 대한 논의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2023년 12월 1차 휴전회담부터 4차 휴전회담까지 중재해 온 이유는 중국이 투자한 주요 미얀마 프로젝트 추진과 투자 시설 및 중국인 보호 목적이며 이를 위해 국경지역의 안정과 평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1월에 개최된 3차 휴전회담에서 합의한 소위 Haigeng Agreement가 사실상 무산되자 Wang Yubo가 4차 휴전회담을 앞두고 MAH를 직접 방문하여 회담 이슈에 대해 사전 조율했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무엇보다 Rakhine주에서 북부 Shan주까지 이어지는 석유 및 가스 파이프라인과 Rakhine주 Kyaukphyu 프로젝트 유지, 그리고 연간 50억 달러 이상의 국경 무역 재개를 위해 미얀마 이슈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군정으로서는 중국의 이러한 중재가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이라 할 수 있다. 3BHA의 ‘1027 작전’ 이후 거듭되는 패퇴와 약세로 군정이 국경지역 통제력을 상실한 것은 물론 군부의 위상 추락으로 인해 군 내부의 혼란과 정치적 장악력까지 약해진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북부 Shan주 일원에서 휴전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Rakhine주에서 AA와 교전 상황도 더욱 악화되어 중국의 대표적인 투자 사업인 Kyaukphyu프로젝트도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병력 부족으로 인해 강제 징집을 강행할 만큼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군정은 3BHA와 Shan주 북부 국경지역 휴전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군정은 굴욕적인 양보를 해서라도 3BHA와 휴전 협상을 타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MNDDA도 전선을 계속 확대해 나갈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MNDAA가 중국의 국경무역 재개 요구를 무시할 이유가 없으며 ‘1027 작전’을 통해 군부로부터 확보한 국경 게이트 장악력을 바탕으로 국경무역 수익을 취할 수 있다면 휴전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Chin Shew Haw 국경 게이트를 통한 무역 관세의 70%를 확보하는 협상 결과는 MNDAA에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군부로부터 통제권을 확보한 지역에 대한 정비도 시급한 과제이다. Special Region 1의 공식 정부로서 행정기구는 물론 관리 시스템을 정비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결과적으로 중국과 군정, 그리고 MNDAA의 속내가 맞아 떨어진 시점에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BHA의 한 주축인 AA는 Rakhine에서 승세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Rakhine에서의 휴전을 일축하고 Rakhine 전체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정은 AA의 공세가 더욱 격화되며 수세에 몰린 가운데 Kyaukphyu Special Economic Zone을 사수하기 위해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향후 전망  

Diplomat는 군정과 3BHA의 4차 회담 결과에 대해, “4차 휴전회담 협정은 기본적으로 3BHA와 군정이 지배하고 있는 영토 모두에서 중국과 미얀마 간 무역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합의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불분명하다”는 미국 평화 연구소(United States Institute of Peace)의 Jason Tower의 견해를 인용했다.

4차 휴전회담에서 군정과 3BHA 양측은 Hseni-Kunlong-Chin Shwe Haw 로 이어지는 국경 무역 루트 일원에 대한 군사력 배치 그리고 국경 무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Muse-Ruili 국경 게이트 관리 및 세관 수익 분배 등에 대해 아직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휴전과 국경 무역 재개를 위한 구체적 이행 방안과 조율이 필요한 세부사항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4월에 5차 회담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 무역 재개를 위한 여타 국경 게이트 이슈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므로 향후 4차 휴전회담 합의사항이 파기될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진퇴양난에 빠진 군정이 수세에 몰린 상황을 인식하고 군부를 재정비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굴욕적인 합의를 먼저 파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영향력 없이는 군정이 휴전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군정의 패퇴로 미얀마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 중국의 이익과 국경지역 안정을 위해 3BHA는 물론 여러 EAO 및 NUG와 교류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수세에 몰린 군정이 다가오는 4월 5차 회담에서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카드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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