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상.
그대는 꽃이다.
우리 문인들은 꽃과 나비를 잘 그렸다. 나비는 나비는 주로 장수를 상징한다. 한자어로 나비 호(蝴) 자와, 나비 접(蝶) 자를 사용하여 《호접》이라 불렀다.
나비 호(蝴) : 뜻을 나타내는 벌레훼(虫 뱀이 웅크린 모양,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胡(호)가 합(合)하여 이루어짐. 나비 접(蝶) : 蝶자는 ‘나비’를 뜻하는 글자이다. 본래 ‘나비’를 뜻했던 글자로는 蜨(나비 접)자가 있었다. 蜨자에 있는 疌(디딜판 섭)자는 ‘빠르다’라는 뜻을 가진 있는 글자로 蜨자는 ‘빠른 벌레’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虫(벌레 충)자와 枼(나뭇잎 엽)자가 결합한 蝶자가 ‘나비’를 뜻하게 되었다. 枼자는 나무줄기 위로 잎이 올라온 모습을 그린 것으로 ‘나뭇잎’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나비는 화려하고도 넓은 날개를 가진 곤충이다. 그러니 나뭇잎을 뜻하는 枼자는 나비의 날개를 비유하기 위해 쓰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보통은 나비를 의미하는 한자어 접(蝶) 자만 사용하여 《접》이라고 한다. 동아시아에서 상징성은 중국의 한자 발음과 깊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나비(蝶)와 노인인 80세를 뜻하는 질(耋)이 같은 발음이 납니다. 민화에 모란과 나비, 고양이를 함께 그린 그림이 있는데. 이 그림은 모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모란은 장수를 의미하고, 나비는 80세를 의미한다.. 모란과 나비를 동시에 그리면 80세까지 장수하라는 의미로 수명을 한정 지어 중국에서는 모란과 나비를 같이 그리지 않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조선 시대에는 나비가 80세라는 나이에 국한되기보다 장수를 상징하여 민화에서는 모란과 나비를 함께 그려 부귀와 장수를 누리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혼수품과 매듭에 쓰인 나비 장식은 부부의 금실이 좋기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보관함이나 가구에 장석으로 쓰인 나비는 장수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국화와 함께 그린 나비는 70세를 맞는 기쁨을 누리는 것을 기원하는 것이다. 덩굴식물과 나비는 자손 번성의 기쁨이나 장수의 기쁨을 의미합니다. 연꽃과 나비도 자손 번성하는 기쁨을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 나비의 상징은 변화와 불멸을 나타내며, 기쁨과 즐거움도 의미한다. 흰 나비는 영혼을 상징하며, 호랑나비와 노랑나비는 좋은 기운을 상징한다.
조선 시대 말기에 나비를 정말 잘 그리는 사람으로 일호(一濠) 남계우(南啓宇)(1811년~1890년)를 들 수 있다. 《남나비》라는 별명까지 있는 그는 평소 곤충이나 동물에 관심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그의 나이 열여섯에 그의 집에서 나비를 발견하고 옷차림도 신경 쓰지 않은 채 먼 거리를 쫓아가서 결국 나비를 잡았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나비에 관심이 많은 그는 나비를 잡으면 책갈피에 넣어두고 나비를 가까이 관찰하여 그렸는데 이런 노력 덕분에 그가 그린 나비 그림이 조선 시대의 나비 도감이라고 할 정도였다. 그가 그린 나비에 모습에 현대의 곤충 학자들이 그의 그림만 보고도 나비의 세세한 종류와 나비의 암수, 나비의 발생 시기까지 알아볼 수 있었다고 함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많은 나비를 그린 그림인 「군접도(群蝶圖)」가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이 그림은 4폭에 여러 종류의 나비가 150마리 정도 그려져 있다. '남 나비'에 이어 '정 나비'란 별명으로 석하(石下) 정진철(鄭鎭澈)(1908년~1967년)은 남계우(南啓宇)의 뒤를 잇는 나비 그림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내가 나비를 좋아하는 것은 그 날개의 자유스러움과 자연스러움 때문이다. 꽃을 찾아 나리우재 하는 나비는 마치 옛 문안들이 아름다운 여인을 찾는 것에 비유되어 지기도 한다. 일명 봉접수향(蜂蝶隨香) 벌과 나비가 향기(香氣)를 따른다. 는 뜻으로, 남자(男子)가 미인(美人)을 좇음을 비유(比喩ㆍ譬喩)해 이르는 말이다. 물론 여기에는 한가지 조건이 따른다. 서로가 서로에게 지극히 자연스러울 것 이라는 전제가 따른다. 물론 조선시대에서는 언감생심 (焉敢生心)꿈도 못 꿀 일이긴 하지만, 조선의 회화에는 이러한 운치가 있고, 비유가 있다. 자연스러움은 자유를 태동시키고 이것은 어울림의 미학으로 발전한다.
내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이 자연스러운 어울림이다. 내가 무엇에 어울릴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자연스러움을 갖춘 격. 이 격(格)자는 ‘격식’이나 ‘바로잡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내가 추구하고 있는 그리고 나아가야 하는 격이 바로 이것이다.
자연스러운 어울림의 격 하나가 그리워지는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