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물어 퍼석퍼석 갈라진 마음
아, 채워지지 않는 슬픔이여
눈 돌리면 기깔나게 자란 황금빛 벼와 알찬 배추 같은 것들이 시야를 채운다
“너희들 땅은 항상 풍족하고 윤기마저 흐르는구나! “
엉-엉-
엉-엉-
메마른 밭고랑에 홀로 주저앉아 훔쳐대는 눈물이라
“어찌 올해도 나는 흉년이냐! 에이 쭉정이 인생! “
되풀이되는 흉작에 주저앉은 농부의 한탄 같은
엉-엉- 어엉-
이날 위해 비축해 둔 숨 푸우욱 몰아쉰 다음
바짓단 툭툭 털고 몸을 일으켜 세운다
눈물은 좀 더 흘려야지
이것으로 고랑에 물을 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