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배려하는 마음!
달리기를 하면서 나는 나 자신과 대화하는 버릇이 생겼다. 정확히는 나의 몸과 대화를 하곤 한다.
매 1킬로 미터를 뛰고 나서, 나의 심장, 폐, 허벅지, 종아리, 발목에게 “더 뛸 수 있겠어?”라고 마음속으로 물어보는 식으로 대화는 시작된다.
달리기의 초반 2킬로미터 까지 대개 나의 몸은 “문제없어!”라고 씩씩하게 대답해주곤 한다. 그럼 나도 신나서 “좋아! 그럼 우리 조금만 더 가볼까?”라고 마음을 먹고 힘차게 다리를 구른다.
반대로 중간 반환점을 돌 때나, 3킬로미터를 지날 때부터 내가 나의 몸에게 묻지 않아도 “아이고 힘들어!” 하면 소리치는 몸의 부위가 생기곤 한다. 주로 심장이 가장 먼저 소리치곤 하는데, 참 말썽꾸러기가 아닐 수 없다.
달리기의 기록이나 경쟁에 큰 욕심이 없는 나는 고분고분 나의 몸의 말에 잘 따르는 편이다. 특히 단순 근육통이나 숨이 찬 것을 넘어, 몸의 특정 부분이 부상을 입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달리기를 과감하게 멈춘다. 멈춘다고 아쉬운 것도 없다. 달리기야 뭐, 다음날에 또 뛰면 되는 거니까.
관계는 일방적이 아니라 서로 배려하고 이해할 때 더 애틋해지고, 건강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달리기를 할 때 나와 내 몸과의 관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나의 정신이 아무리 더 뛰고 싶고, 좋은 기록을 만들고 싶어도, 내 몸이 나에게 '오늘은 좀 쉬어야 할 것 같아'라고 말한다면, 내 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관계가 틀어지게 되고 최악에는 부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달리기를 통해서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더 귀 기울이다 보니까 자연스레 먹는 음식도 좋아지게 되었다. 어떤 음식이 나에게 잘 맞는지 알게 되어서, 요즈음 저녁에는 양배추, 양상추, 파프리카 및 삶은 고구마 등을 곁들인 샐러드를 주로 먹는다.
이런 생활을 어느 정도 지속하다 보니, 이전에는 먹고 싶은 것들만 먹어서 속이 더부룩하고, 역류성 식도염으로 속이 쓰리던 내가,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역류성 식도염과 배탈이 도통 나질 않고 있다. 이 역시 달리기를 통해서 내 몸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내 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되어서 생긴 좋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내 몸은 내가 죽을 때까지 함께하는 그 누구보다도 절친한 동료라는 말이 있다.
앞으로도 달리기를 통해서 내 몸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아야겠다. 그것이 내 몸뿐만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도 스며들어가 내 삶이 더욱 윤택해지고 배려심이 가득하게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