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회의가 잡혀서 교무실을 갔다.
다행히 회의는 10분 정도가 걸려 금방 끝났다.
교실 앞을 가니 왁자지껄 떠들고 샤우팅을 하는 소리가 가득했다.
계단을 올라올 때부터 저 시끄러운 교실이 우리 교실이 아니기를 바랐는데, 역시나 우리 반이었다.
전 학년의 수업에 들어가시는 전담 선생님께서는 나만 보면 늘 “아이고 장군님들 데리고 수업하느라 고생이 많아요.” 이러신다.
그만큼 우리 반 에너지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열 명 정도밖에 안 되는 숫자라는 것이다. 또, 우리 반 아이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것이다.
그렇게 내가 장군님들의 반으로 들어가자, 아이들이 이내 실망하며 탄식을 내뱉었다.
놀라서 왜 그러냐고 묻자, “선생님 놀라게 해드리려고 했는데, 너무 일찍 왔어요.”라며 입을 삐죽 내밀며 말한다.
그래서 내가 “그럼 선생님 잠깐 나가있을까?”하니, “네! 선생님 나가요!”라며 나를 밀어 내쫓는다.
5분이면 되겠지, 싶었는데 10분 넘게 그렇게 교실에서 쫓겨나 복도에 덩그러니 있었다.
드디어 들어오라는 신호를 받아서 들어가니,
내게 냅다 종이 뭉치들을 던지고, 폴짝폴짝 뛰며 “사랑해요~”를 남발하더라.
아이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남겼는데, 정말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놀라게 하는 것에 재미를 느껴서, 그 뒤로 회의만 갔다 오면 난 교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복도를 헤매야만 했다.
아이들의 지략이 성장한 건지, 이젠 아예 복도에서 내가 몰래 보지도 못하게 감시하며 날 막는 학생도 생겨났다.
문을 열면 항상 “사랑해요. “라며 자신들이 만든 종이뭉치와 종이접기 한 하트를 주는 아이들.
복도가 너무 더워서 땀이 삐질삐질 났지만, 이렇게 사랑이 넘치는 반은 또 처음인 것 같아 내심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 사랑스러운 장군이들! 선생님도 엄청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