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은 사랑스러운 아이들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매일 웃음 가득한 얼굴로 생활하는,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참 귀여운 학생이 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우리 반 여학생 세명과 함께 화장실에 손을 씻으러 갔다.
보통의 초등학교가 그렇듯 우리 학교는 교사용 화장실이 따로 없다.
게다가 학교 화장실이 공사 중이라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세면대는 딱 한 칸뿐이었다.
난 우리 반 학생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줄을 섰다.
내 앞에 그 생글생글 학생이 서있었다.
그래서 그 학생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며 그 학생의 볼을 조물조물 만졌다.
그랬더니 배시시, 웃으며 뒷머리를 내 배에 비빈다.
평소에도 내 팔에 거의 매달리다시피 하는 애교가 넘치는 학생이라 서로 그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
이 학생의 볼은 짱구처럼 툭 튀어나와서 귀엽다.
짱구 볼은 그냥 작가님이 그렇게 이미지를 새롭게 만든 건 줄 알았는데, 진짜 사람에게도 그런 볼이 존재했다.
그 학생의 말랑말랑한 볼을 만지는데 어제 읽은 책이 생각났다.
그 책에는 수제비 반죽 이야기가 나왔고, 이 아이의 볼은 수제비 반죽 같았다.
"말랑말랑 밀가루 반죽 같네~"라고 말하자,
그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밀가루 반죽~" 노래를 부르던 학생.
그 뒤부터 밀가루 반죽이라고 부르는 놀이가 시작되었는데,
내가 "밀가루 반죽!"하고 부르자,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밀가루 반죽!", 내 얼굴을 가리키며 "계란!"이라고 하는 우리 생글이.
우리 생글이는 어쩜.. 저리도 귀여울까..
그렇게 나는 계란 반죽 선생님이 되었다.
내 얼굴이 동그래서 계란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