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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UX AMI Oct 31. 2023

#10. 똥

낙시 (樂詩)

   


내가 뱉은 말들 

내가 쓴 글들 

내가 네게 충고랍시고 쏟아 낸 모든 것들 

 

나는 정말 너를 생각해서 한 말이었을까 

너를 위하는 내 마음이 진심이었다면 

좀 다르게 얘기했으면 어땠을까  


우정 

사랑 

인생  


아기가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는 동안의 시간 

그 시계를 두 바퀴나 돌리고도 

나는 저 세가지를 도통 모르겠다 

 

예전에는 알았던 것도 같다 

아니, 안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그동안 내가 쓰고 뱉은 건 다 똥이었나 보다  


또 한참 시계를 돌리고 나면 

이렇게 무언가 깨달은 듯 했던 말들도 

사춘기 소년의 일기처럼 느껴질까  


아무렴 어때 

개똥도 철학이라 불러주는데 

지금은 그냥 훌훌 비워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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