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이로이트 대학교 단기파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상적인 대학생활을 해보지 못한 학생들을 가리켜 '코로나 학번'이라고들 한다. 2020년도,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신입생 환영회를 비롯한 대부분의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슬픔을 경험한 나에게 정확히 들어맞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학교 새내기라는 로망이 산산조각 난 것도 모자라, 2년 동안 모든 강의를 비대면으로 듣는 것은 내겐 고역이었다. 온라인 강의와 과제 마감기한만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던 나는 어느새 입학보다 졸업에 더 가까워져 있었다. MT와 축제는 경험해보지 못했을지언정, 내겐 포기할 수 없는 소원이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교에 입학하면 교환학생을 다녀오겠노라고 다짐했었다. 학업과 입시로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한 후 교환학생이 된 내 모습을 상상하면 금세 마음이 정돈되곤 했다. 교환학생이라는 목표는 내 삶의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와의 약속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있었다.
'보통 교환학생은 2학년 때 많이 다녀온다던데... '
'3학년 때는 전공 수업도 많고, 슬슬 졸업 후 진로도 생각해야 하지 않나?'
오랜 꿈도 이젠 물 건너간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고 체념하던 즈음, 대학교 모바일 어플에서 알림을 받았다.
'2022년도 하계 단기파견 모집'
단기파견이란 해외 대학교에서 보내는 계절학기의 느낌으로, 단기 교환학생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사실 이전에도 단기파견에 참가하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단지 2020년부터는 이마저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기에 참여할 메리트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뿐이었다. 이번에도 보나 마나 똑같겠지, 하며 무심코 눌러본 공지 글에서 뜻밖의 정보를 얻었다. 무려 3년 만에 대면 파견이 재개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래, 일단 이거라도 다녀오고 생각하자!"
한 학기를 체류하는 교환학생은 아니지만, 그동안 참아왔던 내 목마름을 해소해 주긴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싱가포르, 독일, 일본의 4가지 선택지 중 나는 주저 없이 독일을 골랐다. 우리 대학교에 다녀간 교환학생 친구들 중 독일인이 많았고, 그들과 어울리며 내 마음속에도 독일에 대한 관심이 싹트던 시기여서일 것이다.
게임에서만 보던 분데스리가 축구 경기장을 방문하는 것과, 소시지에 곁들인 독일 맥주를 들이켜는 상상을 하며 두근대는 마음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 둔 어학 시험 성적표와 함께 제출했다.
애타는 기다림 끝에 마침내, 파견 학생으로 선발되었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