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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런 날 Aug 12. 2024

소원

오래된 여행일기


스리랑카, 엘라에서

 문득 그를 따라 고개를 들었다. 아주 잠깐 숨이 멎었다. 세상이 멈췄다. 이렇게 아름다운 밤하늘은 처음이었다. 심장에 깊게 박히는 새하얀 빛이었다.

 그가 물었다.
 ”별똥별이 떨어질 것 같은 밤하늘이야. 만약에 그러면 무슨 소원을 빌 거야?“

 한참을 생각했다. 대답할 수 없었다. 소원이 없다는 말은 그의 낭만을 망치는 일 같았다. 그렇다고 거짓으로 말하고 싶지도 않아 어깨를 으쓱하며 웃어버렸다. 허무맹랑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 노력하면 이루어지는 걸 소원으로 삼고 싶지도 않다. 그러기엔 ‘소원’이라는 단어가 너무 아깝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한 가지 빌어본다.
“지금 이 밤하늘이 마음속에 오래 남게 해 주세요.“



여러분은 아름다운 밤

별똥별에게 빌고 싶은 소원이 있나요?



Nine Arches Bridge, Ella, Sri Lan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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