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나를 위한 숨비소리
너무 지치거나 힘들 때면 전화하는 사람이 한 명 있어.
전화를 걸어서 이렇게 말하지.
"아무리 바빠도 내 얘기 좀 들어줘. 그리고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줘."
우리 회사 팀장 중 한 명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바로 이거다.
일을 하다 보면 내 뜻과 다른 결과나
예기치 못한 상황들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
때로는 어떤 변명으로도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울 때도 있고.
그런데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무 말 없이 내 편이 되어주면 정말 큰 힘이 된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깊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우뚝 설 수 있는 용기를 얻는 것 같다.
휘이익... 호오이, 호오이
"나 잘 살아있다".
숨비소리 : 물질하던 해녀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참았던 숨을 내쉬며 내는 소리
오늘도 욕심내지 말고
딱 너의 숨만큼만 있다오거라
에바알머슨 ' 엄마는 해녀입니다'
숨을 쉰다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잖아.
반대로 숨을 멈춘다는 건 죽음을 의미하고,
생사란 이렇게 숨 하나에 달려 있는 건데
이걸 누구보다 절실하게 아는 사람들이 바로 해녀들이다.
생계를 위해, 그녀들은 숨이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 바닷속을 오가며 물질을 한다.
그 숨비소리엔 그녀들의 고단한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끊임없이 숨을 참아야 하는 그녀들에게
물 밖에서 내뱉는 숨비소리는 버티고 다시 나아가기 위한 재충전의 순간이다.
우리 팀장이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줄 누군가에게 기대어 소진된 에너지를 다시 충전하듯이 말이다.
우리에게도 무조건 내 편이 되어줄 존재가 있을까?
아니면 나는 누구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줄 수 있을까?
내 인생에도 그런 숨비소리가 필요하고,
또 내가 누군가의 숨비소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만의 숨비소리를 찾아서, 아니면 내가 그 누군가의 숨비소리가 되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