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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판양 Nov 22. 2024

떨어지는게 아냐, 살포시 내려놓은거야

24년 가을의 낙엽이 말한다

가을은 한 계절이 저무는 시간 속에서

사색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마법을 지닌 듯하다.

여름의 푸른 열기가 자취를 감추고

나뭇잎들이 붉고 노랗게 물드는 순간

나는 자연스레 마음 한구석이 저려옴을 느끼곤한다.


가을바람은 차갑고도 포근하게 우리 곁을 스쳐 가는데

그 바람 속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묵직한 고요와 추억이 담겨 있다.

서늘해진 공기 속에는 낙엽 내음이 스며들고

나뭇잎사귀가 한 잎씩 떨어질 때마다 시간의 덧없음이 마음속으로 흘러든다.

이 계절의 빛은 어딘가 따뜻하고도 쓸쓸하여, 문득 한 걸음 멈추어 뒤를 돌아보게된다.


가을이 되면

내가 잊고 살았던 감정들이 다시 떠오른다.

붉게 물든 나무 아래 서면 지난날의 웃음과 눈물이 그곳에 머물러 있었던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가을은 그렇게, 한 계절의 끝자락에서 나에게 묻는다.

"어떤 순간들이 당신을 이루고 있는가?" 하고.


그래서 가을은 단순히 추억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삶의 순간들을 깊숙이 돌아보게 만드는 계절이 아닐까?

종일토록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무작정 걸고 싶은 이 가을이

좀 오랫동안 내 곁에 머물러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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