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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정의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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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옥 Jan 25. 2024

겹쳐진 삶, 가장 아래에서


하루하루가 쌓인다.

어쩌면 흘러간다.

대부분은 미끄러지고,

그중 몇 개가 새겨진다.

혹은 모아둔다.


나는 무겁고 뜨거운 물속에 있다

온 바닥에 깔린 부글거리는 마음은

넘치지도, 식지도 않은 채

고여있는 그곳을 매일 걷는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내 다리는

그저 힘을 잔뜩 소진할 뿐

더는 나아갈 수 없는 순간 멈추었다가

다시 나아갈 수 있을 때 걸어간다


빠르게 뛰어가면 해방될 것만 같아도

넘어지기만 하는 지금은

그럴 수 없구나

지금은 이런 하루하루가 쌓이는 때인가


한 곳을 맴도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발버둥이라기엔 느리고 더딘 움직임은

그래도 땅을 딛고 있기에

어딘가로 가고 있는 것일 테야

또 다른 무언가를 새기기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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