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쌓인다.
어쩌면 흘러간다.
대부분은 미끄러지고,
그중 몇 개가 새겨진다.
혹은 모아둔다.
나는 무겁고 뜨거운 물속에 있다
온 바닥에 깔린 부글거리는 마음은
넘치지도, 식지도 않은 채
고여있는 그곳을 매일 걷는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내 다리는
그저 힘을 잔뜩 소진할 뿐
더는 나아갈 수 없는 순간 멈추었다가
다시 나아갈 수 있을 때 걸어간다
빠르게 뛰어가면 해방될 것만 같아도
넘어지기만 하는 지금은
그럴 수 없구나
지금은 이런 하루하루가 쌓이는 때인가
한 곳을 맴도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발버둥이라기엔 느리고 더딘 움직임은
그래도 땅을 딛고 있기에
어딘가로 가고 있는 것일 테야
또 다른 무언가를 새기기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