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지음, 동아시아 펴냄
이 책은 두 번째 구매해서 읽는 책이다. 몇 년 전에 읽다가 어려워서 중간에 포기했었는데, "인간은 울림이다. 우리는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떨림에 울림으로 반응한다" 서문에 있는 이 글귀가 자꾸 맴돌아 다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물리학자가 쓴 물리법칙에 대한 이론서이다. 물론 최대한 쉽게 쓰셨겠지만, 과학적 상식이 부족한 나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말들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은 내가 다시 찾아 읽을 정도로 세상에 대한 나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 주는 읽을수록 빠져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많이 고민을 했다. "나는 이 책에서 물리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들을 소개하려고 한다"라고 밝혔기에 많은 물리법칙들과 자연 요소들의 성질을 설명해주고 있다. 나도 작가의 취지에 맞게 접근을 할까 했지만, 아무리 책을 읽어서 어느 정도 개념은 이해했다고는 하나, 독서모임에서 물리법칙을 논한다는 것은 비전문가에게 너무나 버거운 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 알려주는 물리현상들을 우리의 삶에 비춰 이야기를 풀어가 보려 한다.
1부 분주한 존재들
___138억 년 전 그날 이후, 우리는 우리가 되었다.
우주는 어둠으로 충반하다. 빛은 우주가 탄생한 후 38만 년이 지나서야 처음 그 존재를 드러냈다. (p14)
우주가 팽창한다는 말은 시간을 거꾸로 돌려보면 한 점에서 출발했다는 뜻이니, 우주에 시작점이 있다는 거다. 바로 빅뱅이론이다.(p38)
많은 원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일상의 물체들은 똑같이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물체를 이루는 원자의 수준으로 내려가면 전자 같은 기본입자들은 서로 구분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완전히 똑같다. (p66)
Q1. 최근에 잔잔한 떨림을 느낀 적이 있을까요? 아니면 나에게 울림을 준 무언가가 있을까요?
최근에 웨이브파크에 가서 다이빙을 했었다. 다이빙을 해 본 적은 없지만, 물속 깊은 곳에 잠수하는 것을 좋아해서 도전해 보았다. 다이빙 대에 올라가니 살짝 겁이 났지만, 막상 물속에 빠져서 물속으로 푹~잠기는 느낌이 좋았다. 처음에는 약간 두려움의 두근거림이었는데, 여러 번 거듭할수록 재미와 희열의 울림이 잔잔하게 나를 감쌌다.
Q2. 우리는 빛 속에서 색을 봅니다. 혹시 저자와 같이 어둠 속에서 색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나는 깜깜한 밤의 짙은 감색(검은빛을 띤 어두운 남색)을 좋아한다. 밤하늘은 보통 까만 어둠으로 표현하는데, 맑은 날 밤의 하늘은 낮에 본 하늘에 어두운 필름지를 댄 것 같은 느낌이다.
2부 시간을 산다는 것, 공간을 본다는 것
___세계를 해석하는 일에 관하여
진화에는 의도가 없다. 주사위 던지듯이 무작위로 모든 가능성이 펼쳐진다. (p93)
물리학에는 세상을 보는 두 가지 관점이 있다. 하나는 지금 이 순간의 원인이 그다음 순간의 결과를 만들어가는 식으로 우주가 굴러간다는 것이고(뉴턴역할/컴퓨터), 다른 하나는 작용량을 최소로 만들려는 경향으로 우주가 굴러간다는 거다. (해밀턴역학/AI) (p97)
과거에서 미래로 간다는 것은 결국 상태를 이루는 경우의 수가 적은 상황에서 많은 상황으로 간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p112)
Q1. 내가 경험한 나비효과는? 나의 현재를 만든 과거의 결정적 선택은 무엇이었나요?
대학교 교육철학 수업 때 그룹과제로 대안학교를 조사한 적이 있다. 기업에서 교육기획자로 일하면서 교육은 어릴 때 제대로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안학교 조사 시 접했던 '발도르프 교육'에 심취하여 유학을 결정했다. 집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형편은 아니었기에 3년간 일해서 모은 전재산으로 무작정 홀로 유학을 떠났다. 비록 내가 목적한 바는 이루지 못하고 돌아와 대안교육과 전혀 상관없이 살고 있지만, 그때의 시간들은 나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Q2. 과거의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일까? 그 후로 지금의 나는 어떻게 바뀌게 될까?
우리 신랑은 과거로 돌아간다면, 무조건 우리 아이들이 태어난 후 어느 날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아이들이 그만큼 소중해서겠지? 그렇다면 나는... 사실 딱히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똑같은 날들을 다시 살아내야 하는데.. 내 삶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난 삶에 그리 욕심이 없는 것 같다.
3부 관계에 관하여
___힘들이 경합하는 세계
힘은 두 입자 사이에 작용한다. 입자가 혼자 있을 때 힘은 존재하지 않는다. 힘은 상호관계이다. 힘에서는 입자 사이의 거리가 중요하다. 놀랍게도 중력과 전자기력의 크기는 모두 거리 제곱에 반비례한다. (p168)
질량을 가진 물체 주위에는 중력장이 펼쳐진다. 전기장을 흔들면 전자기파가 생기듯, 중력장을 흔들면 중력파가 발생한다. 우주에 빈 공간은 없다. 존재가 있으면 그 주변은 장으로 충만해진다. (p172)
인간의 역사에서 전쟁이야 말로 일종의 상전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전쟁이라는 상전이는 이후의 세상이 갖는 특성을 결정짓는다. (p191)
환원 대 창발 논쟁은 '본성 대 양육'논쟁과 비슷하다. 사람의 성격이나 지능이 유전자와 양육 중 어느 것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느냐는 과학 논쟁이다. (p194)
Q1. 모든 사람 간의 관계에도 힘의 논리가 적용됩니다. 사랑하는 사이에서 누가 힘이 더 센가요? 왜?
가장 흔한 말 중에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다'라는 게 있다. 정말 그 말은 진리인 듯싶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가 항상 불평불만을 한다. '엄마가 봉이냐?'라고. 그렇다고 나는 안 그런가? 아니다 나도 아직도 우리 엄마한테 틱틱거리고, 엄마는 그럼에도 다 받아주고 항상 나를 걱정해 주신다. 너무 뻔한 말인가?
Q2. 내 인생에서 상전이(어떠한 큰 변곡점)가 발생한 시점이 있을까요? 어떠한 특성이 생겨났나요?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 결혼 전에 누군가에게 들은 말인데, '아이를 낳는 것은 여자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다"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세상 태어나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게 좀 멋져 보였다. 아이를 낳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건 또 다른 세상을 보는 거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하루하루 정신적, 체력적,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긴 한데 나를 위한 세상이 아닌, 누군가를 위한 삶을 살아가는 특별할 경험이다. 설명하긴 참 어려운데, 내 배꼽시계가 아닌 아이의 배꼽시계로, 아이의 생활리듬에 맞춰서 나의 하루가 결정되는 그런 경험을 아이가 아니라면 할 수가 있을까? (지나고 나니 할 수 있는 말이다) 내 일이라면 내가 책임질 수 있으니 내가 결정하고 진행하면 되지만, 나의 아이들의 일은 내가 결정할 수도 책임질 수도 없으니 더욱 조심스럽고 어렵다. 아직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으로 계속 새로운 무언가에 부딪히고 어렵지만, 그래도 나는 엄마라서 좋다.
4부 우주는 떨림과 울림
___과학의 언어로 세계를 읽는 법
마찰이 없다면 진자도 영원히 진동한다. 운동은 그 자체로 실체를 갖는 영원불멸의 어떤 것처럼 보인다. (중략) 에너지는 영원불멸해야 한다. 에너지보존법칙이다. (p220)
양자역학에 따르면 미시세계에서 완벽한 정지 상태는 불가능하다. 파동도 단진동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전파, 빛, 소리는 모두 파동이다. 인간은 단진동으로 소통하고 세상을 인지한다. (p237)
물리는 한마디로 우주가 의미가 엇다고 이야기해 준다. 우주는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뜻하지 않은 복잡성이 운동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거기에 어떤 의도나 목적은 없다. (p250)
Q1. 영원한 삶을 선택할 수 있다면, 영원히 살고 싶은가요?
아니요. 저는 너무 힘들지 않게 너무 길지 않게 살고 싶습니다.
Q2. 내가 사는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나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삶의 의미라.. 최근에 진화관련된 책을 연이어 읽어서 그럴까요? 원래도 종교적인 삶이 아니라서 이생은 업고 죽으면 '무'로 돌아간다고 믿고 살았었는데, 진화론을 최근 접하면서 그냥 이 모든 것은 우연히 발생된 사건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곧 흔적 없이 사라질 테고, 세상은 내가 없이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