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상장평가
안녕하세요. 더클라쎄 특허법률사무소 정혜윤 변리사입니다.
기술력이 있는 기업들이라면 한 번쯤 고려해 보는 제도가 바로 기술특례상장입니다. 인공지능, 반도체, 2차 전지 등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에 상장했다는 얘기가 자주 들려오고는 합니다. 그런데 많은 스타트업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이 바로, 우리 같은 기술도 과연 기술특례상장을 시도할 수 있는가? 입니다.
환경 분야에서 코스닥 일반 상장을 한 케이스는 있었지만 기술특례로 상장 평가를 통과한 케이스는 없었습니다. 레퍼런스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더클라쎄 고객사였던 ESG 환경 기업인 E社의 경우에도 우리 업종도 기술특례로 상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더클라쎄에서는 환경 분야도 기술력만 있다면 충분히 상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수개 월 간의 준비 끝에 A등급으로 기술평가를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환경 기업들은 어떻게 기술특례상장평가를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환경 기업들은 핵심기술 선정 단계에서 특히 신중한 판단이 요구됩니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 기업은 MLOps나 온디바이스 AI와 같이 명확한 주력 기술이 정해져 있고, 자율주행 로봇 개발 기업 역시 SLAM, 다중 관제 등 특정 기술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환경 기업들은 제조 설비와 설비에 적용되는 화학 기술 중 무엇을 핵심기술로 선택할지 고민하는 일이 잦습니다. 더클라쎄 고객사 두 곳의 사례를 통해 이러한 핵심기술 선정 과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사례는 ESG 환경 기업인 E社입니다. E社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초기에는 설비 제조 기술을 핵심기술로 선정해 기술성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평가를 담당한 심사위원들은 기존 기계 설비 제조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E社의 설비 제작 기술이 특별하지 않다는 이유로 BBB 등급을 부여하며 평가가 실패로 끝났습니다. 이후 더클라쎄 컨설팅을 통해 핵심기술을 변경하고 사업계획서를 재작성했습니다.
두 번째 기술특례상장 시도에서는 설비가 아닌 폐플라스틱 열분해 촉매를 핵심기술로 선정했습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염소(Cl) 수치입니다. 염소 수치가 높을 경우 정유화학사에서 열분해유를 활용하는 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낮추는 것이 핵심 기술적 과제로 꼽혔습니다. E社는 자체 개발한 촉매를 통해 염소 수치를 획기적으로 낮추었고, 이를 핵심기술로 선정하여 촉매의 개발 과정, 생산 프로세스, 작용 기전 등을 실험 데이터를 통해 증명했습니다.
또한, 해당 촉매를 사용함으로써 경쟁사보다 훨씬 우수한 품질의 열분해유를 생산할 수 있었으며, 이는 정유화학사로부터 타사 제품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판매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전략적 전환을 통해 두 번째 상장 평가에서는 A등급을 받아 기술성 평가를 성공적으로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E社의 사례는 기술성 평가에서 실패와 성공 사이에 큰 기술적 변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유 기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차별성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두 번째 사례는 CCU(Carbon Capture & Utilization) 기업인 B社입니다. 앞서 언급한 E社의 사례와 유사하게, B社는 탄소 포집 기술을 기반으로 CCU 플랜트를 건설하는 기업입니다. 초기에는 플랜트 건설 기술을 핵심기술로 선정하여 사업계획서를 작성했지만, 더클라쎄 컨설팅을 통해 핵심기술을 플랜트 건설 기술에서 플랜트에 적용되는 화학적 촉매 기술로 변경하였습니다.
만약 플랜트 건설 기술을 핵심기술로 유지했다면, 기존 대기업들의 전통적인 플랜트 제조 기술과 비교하여 명확한 기술적 특장점을 찾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는 심사 과정에서 A등급 이상의 평가를 받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촉매 기술을 핵심기술로 선정함으로써 데이터로 증빙 가능한 다수의 차별성을 제시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기술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는 것이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이처럼 환경 기업들은 자사가 보유한 기술적 차별성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여줄지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기술성 평가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핵심기술 선정 단계에서 단순히 판매하고 있는 사업화 제품을 핵심기술로 선정하여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 대비 어떤 우위를 가지는지를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기술을 핵심기술로 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경 산업에서 다른 산업 대비 특히 중요한 요소는 바로 정부 정책입니다. 대부분의 환경 기술은 기존의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레거시 기술에 비해 효율이나 품질 면에서 낮은 효과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크루드 오일에 비해 품질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유화학사들이 크루드 오일보다는 훨씬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며 열분해유를 구매하는 이유는 정부 정책의 영향 때문입니다. 이처럼 환경 산업은 경제성이나 품질 면에서 다소 경쟁력이 떨어지더라도, 정부 정책에 의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따라서 환경 기업이 기술성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이 제공하는 성장 가능성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2025년에 기술성 평가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2030년 이후에 시행 예정인 정책"을 근거로 제시한다면 이는 부정적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해당 정책이 시장 상황에 따라 지연되거나 수정·폐지될 수 있기 때문이며, 기술특례상장제도는 상장 후 3년 이내의 명확한 성장성과 수익성을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행 여부가 불확실한 미래의 정책보다는 이미 시행되었거나 시행이 임박한 정책을 근거로 제시해 설득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E社의 기술성 평가에서도 이러한 정책적 요인이 긍정적인 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열분해유 설비 관련 정부 정책은 2024년 8월 법 개정을 통해 명확히 시행되었으며, 이 법 개정으로 인해 전국 지자체들은 해당 분야에 일정 수준의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성장 요인을 제시한 덕분에 E社는 기술성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환경 기업이 기술성 평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의 구체적인 지원과 성장 가능성을 명확히 제시해야 하며, 이는 기술적 차별성을 강조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환경 기업의 기술특례상장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산업 별로 상장평가에서 중요하게 강조해야 하는 부분이 다르며, 이를 명확한 데이터를 통해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클라쎄에서는 수십 건의 상장평가 총괄 심사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에게 필요한 맞춤형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상장평가와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 경우 언제든 편하게 더클라쎄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더클라쎄 특허법률사무소는 한국거래소와 나이스디앤비에 소속된 전문위원으로서 기술특례상장평가를 직접 총괄하고 평가했던 전문가들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활이 걸린 상장인 만큼 전문위원으로 수년간 상장평가를 총괄했던 전문가들에게 컨설팅을 받아보세요.
저자 소개 | 정혜윤 변리사
정혜윤 변리사는 한국거래소와 나이스디앤비에서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특례상장평가 전문위원으로 활동하였습니다. 또한, 국내 유수의 투자회사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하며 수준 높은 해외 딥테크 기술들을 다룬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IT와 BM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기술 기반 기업들의 기술특례상장평가 및 지식재산권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더클라쎄 특허법률사무소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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