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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버리KAVORY Oct 05. 2023

어느새, 오마카세의 나라
어쩌면 좀 지겨울지도?

그래도 계속 가고 싶은 그 곳

언제부턴가 흔해진 OO카세. 스시, 한우, 이모카세, 이젠 치킨까지..


우리는 밥 한 끼 먹을 때 얼마를 기준으로 생각을 할까?

2021년까지 SNS 언급량을 기준으로 보면 '만원'이 가장 많이 언급되고,

'2만 원' 그리고 '5천 원' 순서였다고 한다.

그런데 2022년에 갑자기 2위의 자리에 '5만 원'이 등장했다고 한다.

바로 오마카세 유행의 증거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오마카세가 뭔데? 코스로 나오는 거 아냐?

'오마카세'의 뜻부터 알아보자.

일본어 오마카세(おまかせ)는 맡긴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셰프(주방장)에게 메뉴나 조리 방식에 대한 선택을 맡긴다는 의미로 사용되어 오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본에서 넘어온 고급 스시 문화를 통해 오마카세가 자리 잡기 시작했고 최근에 '한우 오마카세', '이모카세', '커피 오마카세', '치킨 오마카세'까지 생겨나고 있다.


특히 '5만 원'으로 즐기는 가성비 오마카세를 많은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스시'라는 음식의 한 카테고리로 보면 이 현상은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한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기쁘고 좋은 일이 있을 때 '오마카세'를 가는 문화가 이제는 마냥 낯설지 않다.


사실 일본에서도 오마카세 문화는 그렇게 유서가 깊은 문화는 아니다.

우리가 흔히 '오코노미 야끼'로 알고 있는 '오코노미'가 손님이 원하는 메뉴를 주문해서 먹는 방식이며,

원래 스시는 '오코노미'로 즐기는 것이 정석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1980년대에 돌아가신 일본 스시계의 전설적인 장인 후지모토 시게조가 어시장의 들쑥날쑥한 생선 퀄리티에 만족하지 못해, 그날 가장 좋은 해산물을 직접 골라와 코스를 구성해 제공하기 시작한 게 '스시 오마카세'의 유래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버블 경제를 맞이한 일본에서 폭발하는 소비에 힘입어 '스시 오마카세'의 대중화가 시작되었다.

< 청담 스시 스미레 >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자.

'스시 오마카세'도 불과 2-3년 전만 해도 일부 고소득층의 전유물이었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와인, 다이닝 같은 고비용 식문화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리고 '캐치 테이블'이라는 레스토랑 예약 어플리케이션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으며,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정보에 대한 접근성까지 좋아지게 되었다.

한우를 이용한 코스요리를 내는 곳들이 마장동 축산업 기반의 '본앤브레드'를 필두로 알려지고 있었지만 '스시 오마카세'의 대중화에 힘입어 '한우 오마카세'라는 새로운 장르로 재탄생하며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 노포에서 '1인당 O만원'이면 이것저것 차례대로 술안주를 내주던 것도 '이모카세'라는 이름이 붙으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예전에는 '실비집'이나 '닷지'로 불리던 게 이름이 바뀌면서 새로운 장르가 된 것이다.


이쯤 되니 슬슬 'OO카세'라는 단어가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워낙 빠르고 강력하게 유행을 소비하는 우리기에  너도나도 던져내는 OO카세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오마카세'의 본질인 주방장이 권하는 오늘 최고의 요리라는 것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곳은 정말 흔치 않은 점이 아쉽다.


매일 바뀌는 시장 재료 상황에 따라 최상의 조리법으로 요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요리하는 셰프의 지식과 기술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너무 쉽게 '오마카세'라는 이름이 붙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매일 재료가 바뀌고 손님은 무엇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셰프는 재료와 조리법에 대한 정보를 충실히 전달하고 손님과 소통하는 것도 '오마카세'의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손님과 셰프의 대화를 통해 코스 구성에 대해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음식을 추구하는지 알 수 있다.


쏟아지는 오마카세를 막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재료와 구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음식을 손님에게 진심으로 전하는 문화가 더 깊고 다양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정보 출처 : 네이버 / 생활변화관측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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