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Myth(2) 존버는 승리한다?
면접에서 “당신의 포트폴리오가 -50%를 기록하면 그 손실을 메우기 위해 얼마의 수익을 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50%라고 생각하지만, 정답은 +100%다. 100만 원을 투자해 -50% 손실을 보면 보유 자금은 50만 원으로 줄어들고, 이를 다시 100만 원으로 회복하려면 50만 원의 100%인 50만 원을 더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자신의 투자 원칙으로 다음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 돈을 잃지 않는 것
둘째, 첫 번째 원칙을 잊지 않는 것
그의 말처럼 투자원금을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지만, 항상 이기는 투자만 하기란 쉽지 않다. 매일 S&P500 구성 종목의 50-60%가 상승으로 마감하고, 나머지 40-50%는 하락으로 마감한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능력이 있지 않는 한, 손실을 보는 종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손실이 발생했을 때의 대처법이다. 내 포트폴리오가 파란 피를 흘리고 있을 때 “존버는 승리한다! “를 외치며 자기 위로를 하거나, 실눈 뜨고 상승한 종목만 바라보며 안심할게 아니라,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해야 하고 필요에 따라 미련 없이 손절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주식 투자 손절매 기준과 매도 방법을 알아보자. (아래 내용은 우량주 투자 관점에서 작성되었음을 참고 바란다)
투자종목이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주가 하락 요인을 분석해야 한다. 주가 하락 요인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고, 내가 해당 종목에 투자할 당시의 매수 논리를 무효화한다면 매도를 고려해야 한다. 반면, 나의 투자 논리가 여전히 유효하고 주가 하락 요인이 단기적이라면, 이를 기회삼아 저가 추가 매수를 노려볼 수 있다.
나의 투자 논리가 유효하더라도 마냥 존버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우리 인생이 항상 우리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가? 그렇지 않다. 주식시장이라고 다를 것 없다. 주식 시장에는 글로벌 경제 상황, 기업 실적 발표, 대규모 매도 물량 등 수많은 요인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주가가 우리 바람대로 오르지 않을 확률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Stop-loss limit(손절매 기준)"이라는 안전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Stop-loss limit은 헤지펀드 매니저들도 사용하는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 방법으로, 투자종목이 특정 손실 수준에 도달하면 바로 매도하는 방식이다. 여러 산출방식이 있지만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Percentage Stop-loss(퍼센트 손절매)와 Moving Average Stop-loss(이동 평균선 손절매) 방식이다.
1) Percentage Stop-loss
의미: 손절매 기준을 x%로 설정하고, 투자 손실률이 그 기준을 넘으면 손절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손절매 기준을 20%로 설정한 사람은 10,000원에 매수한 주식의 주가가 8,000원으로 떨어지면 손절매를 해야 한다.
활용법: -20% 손실을 메우려면 +25%, -15% 손실을 메우려면 +17.7%, -10%의 손실을 회복하려면 +11.1%의 수익을 내야 한다. 이와 같은 접근법으로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손절매 기준을 설정하라.
2) Moving Average Stop-loss
의미: 증권 어플에서 주식 차트를 보면 선들이 여러 개 그려져 있을 것이다. 이걸 이동 평균선이라고 부르는데 일정 기간 동안의 평균주가를 나타낸 선이며, 주로 쓰이는 게 20, 50, 120, 200일 이평선이다. 우리는 이평선의 추이를 바탕으로 손절매 시점을 결정할 수 있다.
활용법: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위에서 아래로 교차하는 경우를 “데드 크로스”라고 한다. 이는 하락세의 시작을 나타내는 신호로 해석되며, 데드 크로스가 발생하면 해당 종목을 매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손절매 기준이 작동해 매도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떤 방식으로 매도하는 것이 현명할까? 정답은 "분할 매도"이다. 시장가에 전액 매도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우량주는 오늘 다 팔지 않는다고 해서 그다음 날 갑자기 가격이 5% 급락하지 않는다. 일정 기간 간격을 두고 매도해서 매도 평단가를 높여라.
전 직장 상사가 클라이언트 미팅을 가는 택시 안에서 “시장은 움직이는 문어와 같다”는 말씀을 하신 게 기억에 깊이 남아있다. 금융 시장은 수많은 정치, 경제, 금융 변수들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고, 비트코인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자산들이 생겨나면서 계속해서 진화한다. 그런 의미에서 금융시장은 움직이는 문어와 같다. 이 문어는 어디로 움직일지 몰라 다루기 어렵지만, 몇 가지의 방어 펜스를 쳐두고 친해진다면 꽤나 흥미롭고 돈도 벌어다주는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