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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4 브라질 상파울루

Teatro J. Safra



1. 로케이션-브라질 상파울루

내 생애 첫 브라질.

상파울루에 도착했다.

F1이 곧 개최되어서 인지 공항부터 호텔로비까지

레이싱에 관련된 사진과 물건들이 가득했다.

이동-공연-이동의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이동하는 차 안과 호텔에서 바라본 풍경만이

상파울루의 거의 전부였다.


하지만 호텔테라스에서 느낀 남미의 작열하는 태양과,

비록 호텔 조식이었지만 엄청나게 맛있는 과일들,

그리고 진하고 바디감 있는 커피들이 전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언젠가 다시 브라질에 오게 되면 좀 더 여유 있게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날 저녁에 먹었던 한식당도, (나는 먹지 못했지만) 공연날 온 한식 도시락도 아주 훌륭한 퀄리티였다.



2. 공연장 - Teatro J. Safra


군부대 같아 보이는 철문을 두 개나 지나서 들어간

공연장은 로비부터 대단히 아름답다.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커다란 창문과 높은 층고


남미의 다른 공연장은 스탠딩형태가 많은데

이 공연장은 또 특이하게 좌석식의 형태.

아담하고 예쁜 데다가 무대에서도 관객석 어느 자리도 다 잘 보여서 공연하는 내내 관객들의 표정 하나하나 잘 볼 수 있었다.


대기실도 화장실도 깨끗해서 기분이 좋았다.




3. 공연

-리허설


남미의 두 번째 공연이라 오늘은 조금 스무스하려나 하고 기대해 봤지만, 리허설은 이런저런 문제들로 인해서

공연 거의 한 시간 전까지 이어졌다.

마음은 급하고, 트러블은 여기저기서 터지고.

결국 플레이백테크인 V의 기지로 마지막 문제를 해결하고서야 리허설이 끝났다.


공연 전에 기운을 쏙 빼버려서 정작 본공연 때 괜찮을까 걱정이 되었을 정도였다.


해외 공연 때 가끔 따로 밴드 메이크업해 주시는 분이

못 오실 때가 있는데 오늘이 또 마침 그날이라

원래 가수를 담당하시는 스타일리스트 두 분이

가수+밴드 5명 해서 6명의 헤어와 메이크업까지

전부 커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폭풍우 같은 준비시간.

역시 그녀들은 프로였다.

거의 진기명기에 가까운 손놀림으로

모두를 변신시키고 무대 위로 올려주셨다.



-파이팅의 시간

리허설을 잘 마치고 공연을 위한 명상의 시간이

늘 필요한데 오늘은 정말 그냥 리허설 후 바로

공연에 올라가는 느낌.

그동안의 공연 역사상 최고로 몸과 마음이 바쁜 하루였다.

번잡하고 흔들리는 스스로의 멘탈을 다시 다잡으라는

의미인지 오늘의 기도자는 바로 나.

거의 나 자신에게 그리고 멤버 모두에게 주문을 거는

마음으로 간절한 기도를 했다.




-공연

공연이 시작되고, 두어 곡을 하다가 느낀 건

브라질의 팬분들의 반응이 (남미의 다른 국가에 비해서) 차분하다.


”굉장히 차분하시네 “

하며 팬분들을 바라보니 표정들이 어찌나

sooooo sweet 하신 지.

눈에서 정말 꿀이 뚝뚝 떨어지신다.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는 모습들이 어딘가 수줍지만 아주 따뜻하다.

물론 빠른 템포의 곡이  나오니 팬분들도 뛰어오르셨지만.

그 사랑이 가득한 눈빛 덕에 번잡하고 어지러웠던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며 공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공연 막바지쯤 어느 팬분이 무대 위로 난입하셨다.

가수의 자연스러운 대처로 아주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되었지만, 안전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무대 위로

올라오시는 건 참아주세요 ㅎㅎ


리허설은 힘들었지만

따뜻한 팬 분들 덕에 공연은 기분 좋게 몽글몽글한

마음으로 마칠 수 있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Obrigada Braz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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