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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향기 Aug 29. 2024

하루를 시작하며

소중한 아침 시간

 계속해서 설정을 변경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그 감정의 뒤편에 숨겨져 있는 생각이 무엇인지 찾아본다. 그리고 그 생각을 설정 변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런데 너무 어렵다. 우선 감정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것부터가 쉽지가 않다. 감정을 절제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자동적으로 억누르고 보기 때문이다. 무슨 상황이 벌어져서 어떤 감정이 올라와도 일단은 억누르고 있다. 억누르던 힘을 풀고 나면 감정이 솟아오르고 그 감정의 색깔이 무엇인지 또 구별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계속해서 깨어있기가 쉽지 않다. 


 지금 솟아오르는 감정의 정체가 아직 파악되기도 전에, 내게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나의 생각을 방해한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사람들과 대화하면 내 개인적인 감정은 일단 한쪽으로 치워놓아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 아침의 고요한 시간이 참 좋다. 


 일찍 일어나는 건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나와보면 상쾌한 공기와 여유로운 교통 흐름이 기분이 좋다. 일찍 나왔다고 생각했는데도 도로에는 차가 꽤 많이 있고, 사람들도 지나다닌다. 여름의 끝자락이지만 그래도 세상은 이미 환해져 있다. 곧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면 이 시간이 어두울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는 시간에 나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나를 얽매고 때때로는 당황스럽게 만드는 무의식의 세계를 탐험해 본다. 그래서 명쾌한 답을 찾기도 하고, 그냥 헤매다가 나오기도 한다. 그래도 이 시간이 소중하다. 내가 원하는 삶은 외적인 풍요도 있지만, 나 자신 스스로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나 자신을 느끼며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다 이기적이고, 자기 자신이 제일 중요하다. 내가 유독 더 이기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할 줄 알아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어떤 조건으로 행복해진다기보다 내가 홀로 있을 때 아무것도 없어도 그냥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렇게 되면 좋겠다. 날마다 어떤 일이 나에게 펼쳐질지는 모르지만, 그때마다 온전한 나로 반응하고 느끼고 시냇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함께 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름답게 흘러가면 좋겠다. 


 때로는 치열하게 연구하고 고민하며 괴로워하다가도 또 답을 찾으면 날아갈 듯한 희열을 느끼고, 벅차오르는 감동도 느끼고. 내 영혼 속에 있는 샘물에서 작지만 따뜻하고 인자한 마음이 날마다 샘솟아서 그것을 나누어주며 좋은 것들로 이 세상을 채워가고 싶다. 그러면 보람 있는 인생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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