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균 Apr 06. 2024

PLUTO, 혹은 지상 최강의 로봇

<PLUTO>, Netflix

이 작품은 이미 <철완 아톰>을 재해석한 우라사와 나오키 원작 의 애니메이션 버전 작품이다




아끼고 아껴 넷플릭스 <PLUTO>를 다 보았다. 


<PLUTO>에 대해서는 정말 짧게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PLUTO>는 데쓰카 오사무 원작의 <철완 아톰>에 등장하는 너무나 유명한 에피소드인 <철완 아톰: 지상 최대의 로봇(地上最大のロボット)>을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본래는 <철완 아톰>의 에피소드 중 하나였을 뿐인데, 너무나 독보적인 에피소드라 이후 <철완 아톰>의 핵심 에피소드로 여러번의 확대 재생산을 거친다. 나는 1980년대에 1권짜리 단행본 만화책으로 이 에피소드를 접했다. 


아톰의 시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아톰을 포함한) 7인의 로봇을 파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PLUTO, 그리고 명백한 빌런인 이 PLUTO가 최강의 로봇들을 하나씩 파괴하고 마침내 아톰에게 다가오는 그 과정은 내가 당시에 빠져 있었던 추리, 미스테리물을 능가하는 압박과 몰입에 빠지게 했다. 


그리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엔딩과 마주한 순간, 소년 시절의 나는 굉장한 깨달음과 만났다. 선과 악이 싸우는 것은 실은 선과 악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 너는 선이고, 너는 악이라고 말하기 때문임을. 데쓰카 오사무는 당연히 천재였고, 소년 만화가 였음에도 1960년대에 이미 절대주의적 세계관을 거부하는 만화를 그렸다. 


여튼 쉽지 않은 여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라사와 나오키가 <PLUTO>로 <철완 아톰: 지상 최대의 로봇>을 재해석하겠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었겠지만, 나오키가 재해석한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것은 또 다른 도전과 시도였을 것이다. <철완 아톰: 지상 최대의 로봇>은 이미 60년 전의 작품이다. 이 오래된 작품의 주제의식을 빗나가지 않으면서, 우라사와 나오키의 <PLUTO>에 대한 훌륭한 영상화이면서. 그럼에도 엔터테인먼트의 결과물로서도 또한 훌륭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상정된 것이 대단히 높은 목표였을 것이다. 


글이 길어져서 억지로 요약하자면 <철완 아톰: 지상 최대의 로봇>이 인생 최고의 작품 중 하나인 나의 감상평은, <철완 아톰: 지상 최대의 로봇>의 팬으로서도, 우라사와 나오키의 팬으로서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긴 글을 쓸 생각은 없었는데 � 역시 또 길어졌다. <철완 아톰: 지상 최대의 로봇>을 좋아했던 분들은 물론, 그 작품을 보지 못한 분께도 이 작품을 권한다. 대체 이 삐쭉머리를 가진 어린 아이 로봇 만화에 왜 그 시절 소년들이 열광했는지 궁금했던 분들에게, 아톰이 어떤 만화였는지 알려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원작이 쓰여진지 60년이 지났다. <철완 아톰>이 이 시대에도 리메이크 되는 까닭은, <철완 아톰>은 그 당시에, 그 시대를 거부한, 혹은 그 시대를 뛰어 넘은, 혹은 여전히 우리의 시대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https://www.netflix.com/watch/81566450


작가의 이전글 인생에 보탬은 안되지만 시즌4 종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