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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딸그림아빠글 May 05. 2024

올해도 5월 5일은 결혼기념일입니다

결혼생활 

The Love Between Affinity and Trust 


글을 올리고 나면 기분 좋게 공항으로 출발할 것입니다.

오늘 와이프와 딸을 두 달 반 만에 다시 만나는 날입니다.

그리고 내일은 5월 5일입니다.(한국은 오늘이 5월 5일)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모두가 다 아는 어린이날입니다.

그리고 저희 부부가 결혼한 지 만 26년이 되는 날입니다.

1998년 5월 5일에 꼭 먹고 싶었던 국수를 먹었습니다.

그때 먹은 국수가 내 인생 최고의 국수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덧 함께한 시간이 26년이 지났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면서

살아온 지난날들이 떠올랐습니다.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도 하고 상처 주는 행동도 하고

서로에게 장점보다는 단점을 많이 지적했었던 것 같습니다. 

갈등과 위기가 없었다면 거짓말이고

어떻게 갈등과 위기를 잘 극복하고 지금까지 왔는지

솔직히 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가끔씩 한 번도 안 싸운 부부가 있다고 합니다.(?)

저희 부부는 많은 부분이 맞지 않아서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싸웠다는 표현보다는 의견충돌이 많았다로 바꾸겠습니다.

충돌의 강도가 아주 많이 작아졌지만 지금도 충돌합니다.

육체적으로 치고받는 싸움이라면 끝이 있을 것입니다.

결혼생활은 정신적으로 끝이 없는 충돌이 많이 있습니다.

의견충돌이 일어날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저의 방법은 충돌할 때 이해보다는 저의 의견을 포기합니다.

와이프도 지금까지 자신의 의견을 포기한 게 많이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 부부는 서로 포기한 게 많아서 함께 사는 것 같습니다. 


같이 살지 못할 것 같아서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 고비 때마다 와이프를 만난 처음 모습을 기억한 것 같습니다.

와이프의 첫 모습이 참 맑았습니다.

제가 물고기였는지 너무 맑은 물에서는 살기가 힘들었습니다.

제가 맑은 물을 탁하게 흐려놓으니 그때부터 숨쉬기가 편했습니다.

와이프는 툭하면 우는 울보였는데 지금은 제가 더 우는 것 같습니다.


무모할 정도로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결혼생활이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열심히 산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패하고 좌절하고 포기하고 싶은 생활이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들은 왜 그렇게도 안 됐을까요?

마지막을 생각했던 어느 날 하늘에서 내 손을 잡았습니다.

이제는 내가 너를 도와준다고..

그 후로 지금까지 하루하루가 기적 같은 삶의 연속입니다.


와이프와 나의 형제자매들 중에서 우리 부부만 집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부부만 빚이 없습니다.

세상적인 성공은 못했지만 실패하지도 않았습니다.

조금 부족하고 조금 불편해도 마음 편히 사는 것이 좋습니다.

와이프도 나의 삶의 방식에 불만이 아직도 조금 남아있지만

주어진 현실 속에서 기꺼이 함께해 주니 너무 고맙습니다.


오랜만에 26년 전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결혼초에 와이프와 산타모니카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생각해 보니 26년 전의 그때는 설렘으로 두근두근 했습니다.

26년이 지난 후의 지금은 잔소리 들을까 봐 두근두근 합니다.

하늘이 돕는지 정말 다행입니다. 

아직도 내 마음이 두근두근해서..





*Brunch Book '인생에도 계절이 있네요'를 만들어 놓고 잊고 있었습니다.

이틀 전에 30명이 완독을 해주셨다는 알림을 받았습니다.(WOW!)

구독자는 1000명인데 Brunch Book의 완독자는 30명..

기쁘고 감사하지만 무언가 창피하고 쑥스럽기도 합니다.

사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글은 아닙니다.

역설적이지만 재미로 글을 읽지 않는 분들에게는 읽어볼 만한 글입니다.

어떻게? 왜? '딸그림'이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아빠글'이 글을 쓰게 되었는지 글을 읽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역시 저의 구독자수는 거품이 많은 것 같습니다.(저한테만 적용함)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딸그림아빠글'이 처음 등장한 시기였고

부분적으로라도 읽어주신 분은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랴부랴 한 분 한 분 확인하고 구독자 버튼을 눌러 드렸습니다.

너무 늦었지만 재미와 감동이 없는 글을 완독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다시 한번 처음부터 읽어 보았습니다.(금방 읽힘)(12화 33분)(속독은 더 빠름)

핸드폰과 이메일로 주고받았던 글들을 첨가물 없이 있는 그대로 올렸습니다.

오히려 다른 글들이 조명을 받으니 '딸그림아빠글'은 마음이 씁쓸합니다.


'딸그림아빠글'이 궁금하시다면 꼭! Brunch Book 완독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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