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마르띤부터 아스또르가까지
Albergue Santa Ana에서 조식으로 또르띠야를 주문했더니 어제부터 진열대에 있던 걸 데워주셨다. 맛없어 보여서 사진을 안 남겼는데 역시... 찝찝한 기분으로 길을 나섰다.
로마 시대부터 여러 시대에 걸쳐 지어진 명예로운 걸음의 다리. 순례길에서 가장 긴 다리라고 하는데 걸을 때는 몰랐다.
다리를 건너고 스페인 마을 특유의 알록달록한 골목길을 통과했다. 아스또르가까지는 '스마일' 테마인지 여기저기 웃는 얼굴과 'Just smile' 등 문구를 볼 수 있었다. 루카는 더울 때가 아니면 입을 꾹 닫고 있어서 근엄한 표정을 유지했다.
스페인에서도 강아지를 키우긴 하지만 이렇게 루카를 찍을 때는 모두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대문자 I는 주목받고 싶지 않아서 사람이 없을 때 빨리 찍거나 그냥 눈으로 담고 지나갈 때도 있다.
루카는 소한테 다가가더니 혼자 놀라며 오버액션을 했다. 허수아비가 더 기괴하게 생겼지만 움직이는 생명체가 아니라 별 반응이 없었다.
쉬어가고 싶을 때쯤 'Just smile' 바위가 보였다. 마치 누군가가 옆에서 격려해 주는 듯, 작은 바위 하나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순례자를 위한 기부제 쉼터인 Lasa Casa de los Dioses. 과일, 치즈, 음료 등이 뷔페처럼 차려져 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동전 몇 개를 남기고 커피를 마셨다.
순례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신비로운 공간이 아닐까? 루카도 치즈 한 조각을 먹으며 에너지를 보충했다.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는 법. 오아시스 같은 쉼터를 만나고 힘이 달라졌다.
산또 또리비오 십자가가 세워진 언덕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아스또르가가 한눈에 들어온다. 내리막 끝에는 물을 마시는 순례자 동상이 있다.
가톨릭 최초의 이단자인 쁘리실리아노가 바로 아스또르가에서 처형당했다고 한다.
알베르게 마이웨이는 숙소 중에 비싼 축에 속했는데 그만큼 침대가 편하긴 했다. 1층 주방에서 맛있는 냄새가 올라왔지만 잘 참고 주문하지 않았다. 제공된 반려견 침대 위에 시트를 씌워주셨다.
Albergue MyWay
주소 : C. San Marcos, 7, 24700 Astorga, León
사이트: https://www.booking.com/Share-PFOCd6
비용(24년4월) : 더블룸 €52, 반려견 추가요금 €0
개인 화장실, 유료 세탁기, 그리고 무료 손빨래 공간.
체크인 후 시내 구경. 에스빠냐 광장에 바로크 양식의 건물은 아스또르가 시청이다.
시청 근처 Gadis에서 루카가 먹는 울티마 사료 가격을 확인하니 지금까지 보던 것 중 최저가였다. 다른 곳에서는 보통 1.5kg에 €7~8 사이. 아쉽게도 사료가 아직 남아서 기록용으로 사진만 찍었다.
더 생생한 기록은 아래 영상에서 4K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