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1개만 더 넣어주세요.
딸기샌드위치도요..
편의점 업계에서 겨울은 비수기이다. 날씨도 추운데 점주가 받는 정산금은 더 춥다. 여름(성수기) 때 열심히 벌어 놓은 걸로 겨울을 버틴다.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회사에서는 떨어지는 도시락 발주량을 보고 발주를 더 늘리라고 한다.
판매율이 점점 떨어지니 자연스럽게 발주 수량도 줄어들게 된다. 이번주 핵심은 '도시락' 발주 수량을 늘리는 것이다.
어떻게 점주를 설득해서 도시락 '발주' 수량을 늘릴 것인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전략은 대표적으로 2가지가 있다.
첫 번째, 지금까지 쌓아 온 친분으로 도시락을 1개만 더 넣어 달라고 부탁한다.
"점주님, 도시락 1개만 더 챙겨주세요. 회사에서 난리입니다.."
두 번째, 폐기지원을 통해 수량을 늘린다.
"점주님, 제가 폐기지원 해드릴 테니 도시락 1개만 더 넣어주세요!"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점주를 설득해서 발주 수량을 늘려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친분으로만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왜 늘려야 하고, 늘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의논하는 것이 좋다.
"점주님, 저희 겨울이라 그런지 도시락 판매량이 평소보다 더 떨어지고 있는데. 도시락 매출 한번 같이 노력해서 올려봐요. 전주대비 동일 발주 수량 1개씩만 일단 더 넣어서 일주일 동안 진행해 보고, 전주보다 손익이 좋지 않으면 제가 별도 결재를 받아서 폐기 지원해 드릴게요"
폐기 금액을 추가 지원함으로써 폐기부담을 덜어드릴 테니 매출 증대를 위해 '어떻게' 해보자는 구체적인 방안을 이야 하는 것이다. 방금처럼 폐기지원을 추가로 이야기하는 것도 있지만, 도시락 쿠폰을 해보자거나 라면증정 또는 음료증정을 제안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진라면 소컵 한 박스 증정 행사를 진행하여 도시락 판매가 소폭 상승한 적이 있었으나, 손익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효과는 미미했었다. 도시락 구매 쿠폰 증정 행사는 가장 판촉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어찌 됐건 다양한 제안을 통해 경영주와 함께 판매 증진을 위한 제안을 해야 한다.
사실 이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긴 하지만, 영업관리자의 일이 워낙 바쁘기에 하나하나 모든 점포에 저런 식으로 협상하기란 쉽지가 않다. 대부분 친분을 깊게 쌓아 점주님들에게 1개씩만 발주 더 해보자고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점주가 '갑'이 되고 영업관리자가 '을'이 되어버리는 이상한 모양새로 가는 것이다.
나는 가급적 그런 관계를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발주수량을 늘려야 한다면 점주님 매출에 도움이 되는 이유를 가장 먼저 설명한다. 추가로 매출증대를 위해 우리가 같이 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편의점 영업관리자마다 각자의 스타일이 있다. 가끔 장사도 안 되는 점포에 도시락 발주를 1개씩 부탁하는 게 현타가 올 때도 분명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것은 영업관리자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럴 때일수록 본질에 더 집중해야 한다. 그것만이 경영주를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