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다른꼴 닮은꼴
[결실을 향해가는 마음] #3 다른꼴 닮은꼴
S는 K의 꼭 1년 선배로, 부서 배치 1년 만에 회사 전체에 야근을 많이 하는 신입사원으로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 업무가 미숙한 탓, 사수의 부서이동으로 인해 헤매는 시간이 많은 탓도 있었으나, 무엇보다도 맡은 업무를 '잘' 해내고 싶었던 S 개인의 욕심이 크게 작용했었으리라.
K는 부사수로서 선배 S가 지나치리만큼 회사에 대한 애정이 크고,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리고 사실 "왜 저렇게까지?"라는 물음표는 S를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모여 물결표가 된지 오래였다.
K는 "돈 받으면서 배우는거지, 어차피 다른 사람 시키면 내가 다시해야 되"라고 말하는 S가 이해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부사수로서 최선을 다했고, S 또한 자기와 같은 수준의 마음가짐을 강요하진 않되 K가 수많은 선배들의 무책임함을 닮지 않도록 부단히 애를 썼다.
이후 1년여 시간이 흐르며 업무의 특성과 주변 사람들의 성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K는 S의 순수한 마음가짐과 의지가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고, 늘 과할 만큼 본인을 낮추고 매사에 열심인 S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K는 입사 이전부터 만나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연상의 그는 취준생이었고, 본인이 먼저 취업하지 못한 것을 분하게 생각하는 찌질함을 지닌 사람이라고 했다. 사실 관계가 소원해진 지는 상당 시간이 흘렀으나, '사람 힘들 때 버리는 거 아니다'라는 말이 마음에 걸린 탓에, K는 그냥 이렇게 랜선 연인으로 지내다 그의 취업과 함께 헤어짐을 결심하고 싶다고 했다.
S는 그런 K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는 현재 회사에 입사 전 더 좋은 회사를 잠시 다녔으나 상사의 폭언과 술자리 강요 등의 괴롭힘으로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고,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귀천이 겹쳐 생애 가장 힘들었던 바로 그 시점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다. 그러한 괴로운 시간을 지나며 좋은 이별'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던 S였다.
1년여 시간 동안 실제로 남자친구와의 데이트는 하지 않으면서 연락만 주고받는 K를 보며 S는 벌써 2년이 넘게 흐른 지난 연애의 끝을 되돌아보니 연인이었던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를 해주고자 하는 K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고집스런 부분이 많이 닮아 자신의 방식이 맞다는 생각에 처음에 이해하지 못하던 부분들을 이해해 나가는 1년의 시간 속에서 S와 K는 다르다고 생각했던 마음의 모양이 조금씩 닮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