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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대지 위로, 부디 비가 내려주기를

하늘을 향한 간절한 기도

by 정유선 Mar 26. 2025

불타는 대지 위로, 부디 비가 내려주기를

산청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거센 바람을 타고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번졌습니다. 여섯 날을 태우고도 멈추지 않는 화마는 이제 푸르렀던 산을 검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생명이 자라던 숲은 신음하며, 터전을 잃은 이들의 눈물은 바람에 실려 날아갑니다.


이 불길을 막기 위해, 밤낮없이 싸우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재를 뒤집어쓴 얼굴로, 무거운 장비를 짊어진 채,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불길과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가슴 아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경북 의성에서 산불을 끄던 헬기가 추락했습니다. 하늘에서 불과 싸우던 이들이 무사하기를 바라며, 우리는 다시 한번 간절히 하늘을 바라봅니다.


부디 비가 내려주기를. 더 이상 숲이 타지 않도록, 더 이상 뜨거운 바람이 불지 않도록. 검게 그을린 산을 적셔주고, 잿더미 위에도 다시 초록이 돋아날 수 있도록. 생명이 다시 숨을 쉴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에도 불길과 맞서 싸우고 있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이 화마가 멈추고, 우리의 숲이 다시 푸른 숨을 되찾기를.


 하늘이시여, 부디 비를 내려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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