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비가 내리면
동네 아이들과
비 때리기 놀이를 하곤 했다
주먹질과 발길질로 비를 한참 때리다 보면
나가떨어지는 건 늘 우리 쪽이었다
한 대 때리면 수백대로 돌아오는
빗방울의 타격은
즐거운 리듬으로
그르부를 만들어서
빗속에서 아이들을 춤추게 했다
그 성대한 그 시절 워터밤행사는
엄마들의 괴성과 후려치는 등짝소리의
하울링으로 마무리되곤 했다
그러다가 결국 혼자 남게 된 아이는
심심한 기다림이 있는
집을 향해 쓸쓸히 걸어가곤 했다
아이의 등위로 하이얀 김이 피어올라
아이의 어깨를 감싸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