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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걸이 시계는

by 지평선

한없이 똑같은 지점을

지나고

또 지나간다

새롭지 않은

늘 같은 자리를

똑같은 간격으로

한 발짝씩


그러다가

힘이 떨어져서

천천히 느려지면

메꾸어지지 않는 간격을

감당치 못해

멈추어 서 버린다

포기해 버린다

어차피 정해진 시간을 따라잡을 수 없는 운명임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이 긴 반복적인 지루한 릴레이는

그만하고 싶다

쉬고 싶다

계속 멈춰있고 싶다


아무도 손대지 말아 줘

나 좀 가만히 내버려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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