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추우니까 겨울이다.

오늘 생각 21

by 은진

12월이 시작되기 무섭게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내일은 눈도 내린다고 한다.

무슨 눈이 벌써 내리나 싶어 작년 날씨를 찾아보았다.

작년에도 이렇게 추웠구나, 작년에도 이맘때 눈이 내렸구나.


해마다 '올여름은 왜 이리 더워', '올 겨울은 왜 이리 추워' 하지만 원래 여름은 더웠고 겨울은 추웠다.

추우니까 겨울이고, 겨울이라 춥다.

열두 달이면 같은 날이 돌아오건만 그새 다 잊어버리는가 보다.


지친 몸을 이끌고 윈터타이어를 장착하러 다녀온 스스로를 칭찬하며, 밀어닥칠 추위와 빙판과의 전쟁에 필요한 품목을 다시 확인한다.


콧구멍에 찬 바람이라도 들면 괴로우니 마스크는 필수, 포근한 겨울신발도 구입해 뒀다.

장갑도 있고, 핫팩도 있고, 요 며칠 공들여 만든 목도리도 두 개다.

겨울 느낌 물씬 풍기는 뜨개 가방도 세 개, 조금 전에는 바라클라바도 완성했다.


이로써 나의 월동 준비는 끝, 남편과 아이는 이 모든 걸 거부할 테니 옷이라도 따숩게 입으라고 잔소리를 하는 것으로 대신해야겠다.



올 겨울엔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았으면,

눈이 온 뒤엔 포근하기라도 해 얼어붙지 않았으면,

한파라는 단어가 자주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누군가에게 한겨울 눈발은 낭만이 아니라 위협일 테니 말이다.


날이 추울 땐 따끈한 국물이 제격이다.

내일 아침엔 만둣국을 끓여야겠다.


겨울양반, 올해는 적당히 좀 합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이와 함께 동시 짓기 (202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