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영화 <하찮은 여자>를 위한 예습
영화 예술의 나침반:
시놉시스의 역할과 작성법
영화라는 거대한 건축물을 올리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확고한 청사진이 필요합니다. 이 청사진이 바로 시놉시스(Synopsis)입니다. 단순히 줄거리를 요약한 것이 아니라, 작품의 영혼과 설계도를 응축해 놓은 '영화의 심장'과 같습니다.
시놉시스, 단순한 요약이 아닌 기획의 핵심
영화 시놉시스는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 혹은 동시에 작성되는 가장 유력한 기획 문서입니다. 영화 평론가의 시각에서 볼 때, 시놉시스는 감독의 의도, 제작자의 비전, 그리고 배우가 연기할 캐릭터의 본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텍스트입니다.
투자 및 제작 결정의 근거:
수많은 프로젝트 중 어떤 것에 자본을 투입하고 시간을 할애할지 결정하는 제작자와 투자자에게 시놉시스는 설득의 무기입니다. 여기에 담긴 주제의식과 서사의 매력이 곧 영화의 상품성을 결정합니다.
작품의 톤 앤 매너(Tone & Manner) 확립:
시놉시스는 이야기의 정서, 스타일, 그리고 최종적인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전달하며, 제작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만약 시놉시스가 명확하지 않다면, 수백 명의 스태프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완벽한 시놉시스 작성의 3단계 원칙
뛰어난 시나리오가 문학적 가치를 지닌다면, 훌륭한 시놉시스는 실용적이고 전략적인 글쓰기의 정수입니다. 영화 평론의 관점에서 볼 때, 성공적인 시놉시스는 다음 세 가지 핵심 요소를 명확하게 담아내야 합니다.
1. 강력한 콘셉트와 주제 의식 (Theme & Concept)
시놉시스의 첫머리에는 이 영화가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가?"에 대한 명쾌한 답이 있어야 합니다.
기획 의도:
이 영화를 왜 만들어야 하는지, 관객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지 간결하지만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합니다.
로그라인(Logline) 활용:
한두 문장으로 전체 이야기의 주인공, 목표, 갈등을 압축하여 독자의 흥미를 단숨에 사로잡아야 합니다. (예: "가난한 기생이 왕을 시해하려는 거대한 음모에 휘말려 목숨을 걸고 궁궐의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
2. 핵심 인물 및 관계의 구조화 (Characters & Conflict)
영화는 결국 인물의 드라마입니다. 시놉시스는 주연 캐릭터의 깊이와 그들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를 명확히 보여줘야 합니다.
인물의 목표와 결핍:
주인공이 원하는 것(목표)과 그 목표를 가로막는 것(내적/외적 갈등)이 명확히 제시되어야 합니다.
삼각 구도 또는 대립 구도:
주인공-조력자-악당, 혹은 주인공과 대척점에 선 인물 간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이야기가 진행될 에너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3. 서사 구조의 효율적인 압축 (Plot Summary)
시놉시스의 핵심인 줄거리는 '발단-전개-위기-결말'의 서사 구조를 따라가되, 중요한 반전이나 결말까지 모두 포함하여 작성해야 합니다. 이는 홍보용 예고편과는 다릅니다. 제작진은 이야기의 완결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인 흐름:
사건의 나열이 아닌, 사건들 간의 인과관계와 흐름이 잘 연결되어야 합니다.
간결하고 현재 시제로 작성:
불필요한 미사여구는 배제하고, 독자가 즉시 내용을 상상할 수 있도록 현장감 있는 현재 시제로 써야 합니다.
영화를 탄생시키는
마법의 주문, 시놉시스
시놉시스는 창작자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이 이야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솔직하고 압축적인 답변입니다. 잘 쓰인 시놉시스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완벽한 단편 소설과 같아서, 읽는 이에게 영화 전체를 머릿속으로 그려보게 하는 마법의 주문이 됩니다.
시놉시스를 쓴다는 것은 단지 내용을 요약하는 작업을 넘어, 자신의 영화를 가장 효과적이고 설득력 있게 브랜딩하는 고도의 전략적 글쓰기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시나리오를 스크린으로 이끄는 첫걸음이자, 영화 예술의 가장 중요한 기초 공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