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침부터 눈이 내렸다.
아침에 눈을 뜨니
차 위에 소복히 쌓인 눈이
검은 색을 흰색으로 바꾸었다.
단지 눈만 내린 것이 아니다.
도로와 인도에도
하얀 눈(?)이 내렸다.
다름 아닌
염화칼슘(CaCl2)이다.
아파트 경사로를 내려가는데
하얀 눈보다 더굵은 염화칼슘이
발 아래에서 뒹굴고 있다.
순간, 부분 부분
푹 패인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바닥이 헐벗은 얼굴을 내민다.
제설작업(除雪作業)을 위해
즉 미끄럼 방지를 목적으로
염화칼슘을 뿌리기 시작한다.
목적은 분명한데
부작용(不作用)은 없을까?
염화칼슘을 뿌린 후
세척(洗斥)을 제대로 하지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자동차, 전동휠체어 등에
부식(腐蝕)이 일어나기 쉽다.
그래서 반드시
물로 세척해야 한다.
"삼일 전
하부세차(下部洗車)했는데
또 눈이 와서리... 걱정이네요."
사실 지난 주
염화칼슘을 듬뿍 밟은
전동휠체어 바퀴를
수돗물로 헹구느라고
무진 애를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어제 오후 비가 내리기 바랬다.
하늘이 내 바램을 무시했다.
여는 때처럼,
비를 내리지 않은 하늘은
가을 하늘 처럼 높고 푸르렀지만
눈이 말라버린 도로는
녹지않은 염화칼슘으로 인해
군데군데 허연 민낯을
드러내고 말았다.
그래도
오늘 기온이 올라가서
다행이다.
언제 세차할까?
또 눈소식은 없나?
하늘이 하는 일을
내가 통 알 수 없으니.
쓸모없는 염려만 하고 있네.
사실
지금 일어나는 역사도 그렇다.
내가 어찌할 수 없지.
내인생이 만들어가는
역사의 미래도
내가 잘 모르는데.
하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