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날을 맞이하면서
12월
첫날입니다.
첫 눈이 내린 것도
아니고
처음 만난
12월도 아닙니다.
그런데
왜 새삼스럽게
낯설게 다가오는
그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십오년 전
환갑을 맞이했던 분들의
담소가 기억납니다.
"평균적으로
팔십을 산다고 해도
팔십이 당신의 것이
아닐 수 있소.
육십에서 칠십 사이에
세상을 떠난 분들도
상당히 많다는 것을
결코 잊지마시오.
남들이 다 누리는
육십일세(환갑)는
오직 당신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 만나는
사건일 것이오."
그랬습니다.
오늘 만나는
"섣달의 첫날"은
내 인생에서
아니 앞으로 내가 만날
십이월 중에서
마지막 십이월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오.
오늘 하루
날씨가 좋군요.
하늘은 가을의 그것과
같네요.
날씨는 늦가을의 그것과
비슷하네요.
그리고 이 날 만난
나자신은
어제와 다른 나이군요.
그래서
이방인(stranger)과 같이
오늘을 마중하렵니다.
벌써 1/3이 떠났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거침없이 내 곁을
스쳐지나가네요.
"잘 있어!"라는
인사도 없이.
그래요.
"잘 가!"라는
인사도 필요없는 것
같군요.
어느새.
나도 나자신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니까요.
단지 "사 랑 한 다."라는
체취(體臭)를 흐뜨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