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많은 예술 작품이 있지만 그 중 다수의 미완성 작품이 있습니다. 제가 전공한 클래식 음악도 그렇습니다. 보통 작곡가의 죽음, 변심 등으로 인해 마무리 지어지지 못한채 후세 사람들에게 알려진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작품에는 한번쯤 들어보셨을 곡인 모차르트의 <레퀴엠>, 그리고 미완성 교향곡으로 불리는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Die Unvollendete)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이 '미완성'이라는 단어에 오래 머물게 됩니다. 끝까지 완결되지 못했지만 그 자체로 오히려 더 강렬함을 주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비워진 것들이 우리를 더 완전하게 하고, 마침표 없는 문장이 더 이야기를 내재하는 것 같은 느낌 말이죠.
음악에는 음표 만큼 중요한 것이 있는데요, 바로 쉼표입니다. 레슨을 할 때 선생님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숨 쉬어!'라는 말입니다. 무수히 많은 음표속에 쉼표가 없다면, 그 음악은 공감받지 못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미술에서 여백의 미가 존재하는 것처럼, 시간을 다루는 예술인 음악에서 그러한 여백은 아름다움을 구성하는데 특히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제 인생도 그렇습니다, 아마 우리네 인생이 그런 것 같아요. 하루를 돌아보면 항상 부족함이 느껴지고,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직 불완전한 요소가 너무 많고 늘 뒤처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해야 할 행동을 하지 못한 채 늘 찝찝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이게 맞나, 저게 맞나' 하는 마음으로 늘 흔들리며 방향을 다시 잡아보곤 해요.
요즘 그 ‘미완성의 상태’ 가 좋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채로 살아가는 날들도 하나의 이야기라고 믿고 싶어요. 이 글들은 대기업, 승무원, 그리고 음악으로의 길 - 이런저런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며 미완성된 채로 걸어가고 있는 길에 대해 조심스레 내어놓은 기록입니다. 흔들렸던 날들, 실수투성이었던 날들, 기로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가 다시 찾아낸 날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완성되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아름다웠던 음악처럼 불완전한 삶도 누군가에게 더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브런치북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