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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일 Oct 10. 2023

스쿼시를 좋아합니다.

비인기종목 스쿼시

(해당 글은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고찰이니 글이 별로일지라도 웃으면서 넘어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3년, 대한민국 스포츠 산업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골프와 테니스 붐이 이어지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테니스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테니스 학원의 등록률이 증가하는 가운데, 다양한 연령대의 동호회에서도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 '귀족 스포츠'로 불리던 테니스가 이제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며, 그 변화의 중심에 MZ세대가 서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테니스와 비슷한 '라켓 스포츠' 중 한국에서 알려진 스포츠는 배드민턴과 스쿼시, 탁구 등이 있다. 필자는 이 중에서 스쿼시를 즐겨하고 있으며, 스쿼시가 비인기 종목이 아닌 인기 종목이 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필자는 원래 테니스를 배워보려고 했다. 그런데 테니스를 배우기 원하는 사람은 많고, 센터는 한정적이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던 도중 집 바로 앞에 스쿼시센터가 있는 걸 알게 되었고, 테니스 대신 스쿼시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 평상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어서,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단 1분 만에 지쳐 쓰려졌고, 그게 계속 반복되었다. 그런데 그게 너무 재밌었다. 1시간 내내 반복적으로 뛰어다니기만 했는데, 그게 너무 재밌었다. 그렇게 스쿼시라는 종목에 푹 빠지게 되었다. 


스쿼시 라켓들(가운데가 필자의 라켓)


스쿼시란 '두 명(단식) 또는 네 명(복식)의 선수가 사방이 벽으로 이루어진 코트에서 작고 속이 빈 고무공으로 경기를 하는 라켓 스포츠(출처: 위키백과)'이다. 스쿼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벽에 다가 대고 치는 거 아냐? 그게 재밌어?'라고들 많이 한다. 사실 필자의 처음 생각도 같았다. 그냥 벽에다가 대고 치는 스포츠 같은데, 그게 재미가 있냐는 거다. 그런데 모든 스포츠가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규칙을 모를 때는 재미가 없을 수 있다. 그런데 규칙을 알고 나면 재밌는 것이 바로 스포츠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스쿼시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쿼시가 중계되기를 기대했고, 그 중계를 보고 싶어서 네이버 아시안게임 페이지에서 스쿼시에 대한 중계를 찾아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중계는 찾을 수 없었고, 그 어떤 채널에서도 스쿼시 중계를 해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국가대표 또는 프로선수가 올려주는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을 통해 잠깐이나마 대회를 볼 수 있었다. 국가대표 경기를 중계해 주는 채널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스쿼시 국가대표에 대한 응원글이 올라오는 채팅창에는 대한민국 스쿼시에 대한 한탄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었다. 


탄천 종합운동장, 인천 열우물 경기장, 동대문 힐스쿼시, 송파구 체육문화회관 등 다양한 곳에 스쿼시장이 있다. 주말에 이곳을 찾아가면 많은 사람들이 스쿼시를 즐기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렇다 보니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고(대관형식의 힐스쿼시는 제외), 스쿼시장을 방문한 사람들끼리 서로 모를지라도 한, 두 경기씩 돌아가면서 경기를 진행한다. 스쿼시라는 종목에는 동호회도 적당히 있는 편이고, 스쿼시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내가 다니던 센터에도 주말에는 사람이 엄청 많아서, 한 번 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인천 열우물 스쿼시장


이렇게 인기가 많은데 왜 프로대회나, 국가대항전에서는 인기가 없을까? 접근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축구는 바닥만 있으면 간단히 친구들끼리 즐길 수 있다. 농구도 골대만 있다면, 심지어 골대가 없어도 즐길 수 있다. 비슷한 라켓 스포츠 중 '탁구'와 '배드민턴'도 경기장에서 해야 재밌지만, 굳이 경기장이 없어도 즐길 수가 있다. '테니스'는 최근 인기에 힘입어 많은 경기장이 생기고 있다. 스쿼시는 그렇지 않다. 테니스와 비슷한 라켓 스포츠인 이유로 테니스의 반사이익으로 스쿼시장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현저히 부족하다. 스쿼시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려면 '스쿼시장(또는 센터)'이 많아져야 한다. 물론 사업적인 측면을 생각 안 할 수가 없다. 나 역시 사업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쿼시장 지어줘!' 같은 생떼(?)는 부릴 수 없다. 그냥 스쿼시를 좋아하는 사람의 푸념이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스쿼시에 대한 사업을 고민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지만, 스쿼시를 좋아해서 스쿼시가 인기 많아졌으면 싶어서 이런 글을 작성한다. 

스쿼시 종목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분들을 응원한다. 


화이팅이다. 대한민국 스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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