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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TV에 나왔는데 알고 보니...

1만 뷰의 짜릿한 순간을 놓쳐버렸다 (2)

짜릿한 관전, 2026 FIFA 월드컵 예선전


작년 11월, 태극기를 품에 안고 중국 심천(선전 深圳)으로 향했다.

2026 FIFA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정팀 팬들을 위한 한글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한 명의 태극전사처럼 비장하게 입구로 들어갔다.



경기장 관중석에 들어서니

태양처럼 강렬한 조명이 쏟아져 내렸다.

중국 응원단 함성이, 밀려오는 거센 파도처럼 울려 퍼졌다.


 "오! 필승 코리아!"

중국 응원단의 격렬한 파도에 구호를 외치며 온몸으로 맞섰다.

힘차게 휘날리는  태극기는, 대양을 가르는 배처럼 당당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우리의 열의를 실어 날랐다.


경기가 시작됐다.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시시각각 느껴지는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한 골, 한 골이 터질 때마다 울려 퍼지는 환호성은 점점 강렬해졌다.

최종 승리의 휘슬과 함께 울려 퍼진 함성은, 2002 월드컵의 감동적인 순간들을 메아리처럼 되살려냈다.

 



내가 중국 TV에 나오다니!


심천에서 관람했던 경기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찾아보았다.

관전 당시 놓쳤던 장면들을 다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니!? 이게 웬일인가?

응원하던 내 모습이 중국 TV 카메라에 잡혔다!


하지만 이게 웬 걸...

얼굴은 나오지 않고, 목 아래 부분만 보였다.... 

열심히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 구호를 외치는 목 아래의 내가 보였다


저 사람이 나임을 알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나라고 자랑하기도 부끄러운 포착이지만,

역사적인 순간 한 조각으로 께하여 뿌듯했다





아쉽게 놓쳐버린 '1만 뷰' 관전


지난주

심천에서의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것만큼 짜릿한 순간이 될 뻔한 날이 있었다.


내 글 중 한편이 포털 메인에 노출되어 조회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허나.. 그 글이 메인에서 내려오고 나서야 그것을 알게 되었다.

감격적인 순간을 온전히 감상하지 못한 아쉬움이 짙게 감돌았다.   


대한민국 축구가 승리한 만큼 기뻤지만

뭔가.. 경기장에서 관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리고, 하이라이트 편집본을 보는 듯한 마음이었다.


1만 뷰의 짜릿한 순간을 놓쳐버렸다 (brunch.co.kr)





안방 1열에서 조회수 관전!?


이틀 전,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다음」 페이지를 내려보다 눈에 익은 사진이 들어왔다.

중국 TV에 나온 내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을 때처럼 깜짝 놀랐다.  


'내 글이 메인에 오른 걸까!? 이미 지난주에 올랐었는데... 에이~ 설마'


바로 브런치스토리에 로그인을 했

반가운 메시지가 보였다.   


글 한편이 구글과 다음 포털에 노출되었던 것이다.

안방 1열, 노트북 앞에 앉아 조회수 관전을 시작했다. 1000에 이어 2000, 3000을 돌파할 때마다 득점한 것처럼 환호했다. 일주일 전 아쉽게 놓쳤던 짜릿함을 온몸으로 생생하게 느꼈다. 잊지 못할 인생 관전이었다.    


1만 뷰를 돌파했을 때 덩실덩실 탈춤을 췄다. 아무도 없지만 "감사합니다"를 허공에 연신 외쳤다. 한국이 있는 동쪽을 향해 절도 올렸다. 누군가에게라도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영광의 인증샷도 남겼다.



Google 뉴스에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번에는 영광의 캡처 놓치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중국 TV에 나온 내 모습 &브런치스토리」의 나의 글


TV  모습브런치의  사이에 묘한 공통점이 느껴졌다.


얼굴이 잡히지 않은 카메라앵글, 실명대신 예쁘게 편집된 닉네임

나임을 아는 이가 없으니, 영화 속 '행인 1'역할 느낌도 든다.  

 

하지만 화면 너머로 뿜어져 나오는 열정글 행간에 배어나는 애정만큼 

만의 색채를 여실히 드러낸다.

 

경기장페이지 속에서 주인공은 아니지만

나의 인생 영화에서 만큼은 '축구 관전'과 '조회수 관전'을 메인 에피소드로 넣어,

내가 주인공인 서사를 만들어가 보기로 한다!




그래프에서 보이는 미소가 내 인생 영화의 1호 시청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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